삼성전자 주가가 13일 나흘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전날 장 마감 후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정정 발표했던 삼성전자는 이날 외국인들이 매수세에 가담하면서 1% 중반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 사흘간 10%가량 폭락하면서 장중 150만원 아래로 빠지기도 했던 주가는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안정을 찾고 있다.
삼성전자가 공시한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직접 비용을 모두 반영한 3분기 실적 가이던스 정정액은 매출이 49조원에서 2조원 감소한 47조원, 영업이익은 7조8000억원에서 2조6000억원 감소한 5조2000억원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3분기 실적 재공시가 추가 실적 하향조정에 따른 우려를 완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노트7 단종 영향으로 단기, 중기적으로 시장점유율 하락 가능성은 높아졌다”면서 “하지만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강화와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 그리고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호조에 따른 실적 개선을 감안할 때 나쁘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노트7 판매 중단으로 예상되는 직접적 제반비용을 모두 선반영함에 따라 최근 제기된 3·4분기 실적 하향 가능성에 대한 시장 우려를 완화시켜줌과 동시에 4분기 실적 전망에 대한 부담감을 제거해주면서 안도감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 사흘간 주가가 10% 하락한 것과 관련해서는 갤노트7 판매중단에 따른 실적 하향 가능성과 삼성전자 스마트폰 브랜드 인지도 하락 우려, 외국인 매도세 등이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이미 주가에 반영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하지만 전날 이베스트투자증권에 이어 이날도 몇몇 증권사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IBK투자증권이 19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조정했고 신한금융투자도 200만원에서 185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갤노트7 이슈로 주가가 고점 대비 10% 하락했는데 현 주가는 IM사업부 가치를 제로로 인식하고 있어 주가는 바닥이라고 판단된다”면서 “판매·생산 중단으로 브랜드 가치가 손상된 점은 뼈아픈 일이지만 철저한 원인 규명과 고객 신뢰회복이 우선으로 국내 소비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노트7이 빠진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플래그십 모델을 조기 등판시키는 것에는 반대의 입장을 나타냈다.
이승우 연구원은 “이번 실패로 갤럭시S8 출시를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지만 제품 출시를 앞당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면서 “무엇보다 명확한 원인 파악과 철저한 대비가 우선으로 삼성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갤노트7의 플랫폼이 완전하지 않은 가운데, 그 위에 신제품을 얹어 개발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S7 가격을 내려 갤노트7 공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갤노트7용 5.7인치 OLED 패널 등은 동일한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채택하는 중화권 업체로 판매하는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고 권고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