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7 단종, 부품 업계 `노심초사`…대응책 마련 고심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을 공식화하자 관련 부품 업계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단종에 따른 피해는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여파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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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 관계자는 “삼성의 제품 단종 선언으로 사업 기회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이 회사는 노트7용 부품을 단독으로 공급해 실적이 개선되던 상황이었다. 이에 올 3분기 흑자전환도 예상됐지만 그 효과를 오래 보지 못하게 됐다.

노트7 단종으로 협력사 피해가 예상된다. 그동안 준비했던 자재와 부품을 공급할 데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1년 전부터 준비했던 농사를 이제 막 수확하려던 시점에 벌어진 악재다.

당장 예상되는 피해는 재고 문제다. 협력사들은 과거와 같이 삼성전자가 재고 손실을 보전해 줄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일단 삼성전자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경영 악화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협력사들은 신제품에 맞는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인력과 시간을 투입해왔다. 재고와 생산라인을 정비하고 인력도 보강했다. 매출처가 사라진 상황에서 비용은 늘어난 터라 경영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부품 업계는 충격을 상쇄할 방안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상황을 되돌릴 수 없는 `엎질러진 물`이 된 만큼 일단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분위기다.

B사 관계자는 “어쩔 수 없게 된 상황 아니냐”면서 “삼성이 재고 문제나 노트7 공백을 어떻게 처리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번 사태가 잘 마무리되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부품 업계는 삼성이 노트7 생산을 철수하는 대신 갤럭시S7이나 다른 스마트폰 생산량을 늘려 단종에 따른 매출 공백을 메울 수 있길 기대했다.

C사 관계자는 “삼성은 제품 라인업이 다양해 많은 부품들을 구매한다”며 “노트7 외 다른 제품 생산을 늘리거나 출시 예정인 제품을 앞당기면 협력사에 미칠 영향은 우려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B사 관계자도 “노트7 이후 차기 모델 탑재를 위해 준비하는 게 있기 때문에 예정대로만 진행이 된다면 그나마 나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충격 완화를 위해 다른 거래처와 사업을 확대하거나 신규 사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카메라 모듈 업체인 D사 관계자는 “아직 명확한 대책이 세워진 것은 아니지만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와 거래를 확대하는 데 집중할 것 같다”고 전했다.

디스플레이 쪽도 중국 등 삼성 외 고객사에 공급량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대한 세계 수요가 높아 다른 부품 업계에 비해 그나마 사정이 낫다.

부품 업계는 삼성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노트7 단종에 따른 후속 대책이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품 업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이 어떤 대책을 제시할 지 주목된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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