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기업이 전산시스템을 전면 교체하기는 쉽지 않다. 최고경영자 결단이 필요하다. 우선 새 것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전환비용이 발생한다. 특히 호환성 등 예기치 않은 리스크도 떠안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운항정보안내시스템(FIDS) 국산화는 획기적 결정이다. 5년 만에 맺은 결실이다. 앞서 공사는 지난 2011년 정보화전략계획을 수립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국내 기업 손에 공항 시스템 유지관리를 맡기게 됐다.
이 같은 결정은 물론 공사와 국내 소트프웨어(SW)와 시스템 기업들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공사는 시스템 운영에 따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외산 제품에 비해 관리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운항정보안내시스템은 항공기 운항관련 정보를 다양한 디스플레이에 표출해 준다.
공항공사의 이번 시스템 교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국내 성과를 앞세워 해외 항공시스템 분야 진출도 기대할 수 있다. 그 동안 토종 SW기업은 우물 안 개구리라는 지적을 받아왔지 않았던가. SW 분야에서는 미국과 독일 기업이 사실상 시장을 석권했다.
사업에 참여한 기업에는 새로운 유통시장도 열린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안랩을 비롯 티맥스소프트, 위세아이텍, 메타빌드, 펜타시큐리티, 시큐브 등이 참여했다. 신규 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고부가가치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소트프웨어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성공의 필수조건이다. 산업 분야는 물론 사회 경제 문화 전반적으로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중요하다. 물론 아직 국내 현실은 초라하다. 국내 SW 경쟁력은 더욱 갈길이 멀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마저 SW경쟁력을 보완하자는 메시지를 던지지 않았던가.
미래 글로벌 경제는 SW패권을 누가 장악하는가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 하드웨어에서 SW로 국내 산업 무게중심을 옮겨야 하는 이유다. 이번 공사 사례를 계기로 국내 SW기업도 `할 수 있다`는 마인드로 무장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