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3일(현지시각)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려면 북한에 단호하고 일치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제사회의 대북압박 공조에 대한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2차 동방경제포럼에 주빈으로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극동지역 발전을 지속 가능하게 하고 아태 지역과의 연계성을 확대,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역내 안정과 평화 유지는 필수 조건이란 점에서 유라시아 대륙 내에 핵심적 단절 고리이자 최대의 위협인 북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한은 스스로를 `동방의 핵 대국`이라고 부르며 핵 선제 공격을 위협하고 핵·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가 시급성을 갖고 북한의 핵개발을 막지 못한다면 머지않아 북한의 핵위협은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를 빌어 그간 확고한 `북핵불용`의 원칙 아래 안보리 결의 2270호의 채택 및 이행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러시아와 국제사회의 노력에 사의를 표한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극동개발 협력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로 인해 나진·하산 물류사업을 포함해 남·북·러 3각 협력 프로젝트들의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와 같은 장애가 제거되면 보다 포괄적인 사업으로 재점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극동지역을 매개로 한·러·일, 한·러·중 등 다양한 소다자 협력도 본격화될 수 있고 전력·철도·에너지 등 동북아 지역 인프라망 연결을 촉진해 역내 공동번영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보호무역과 고립주의는 결코 해답이 될 수 없다. 이는 역사의 교훈”이라며 “러시아가 중추적 역할을 하는 유라시아 경제연합(EAEU)과 한국 간에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다면 유라시아 경제통합이 촉진돼 극동개발이 더욱 활력을 갖고 개발의 혜택 또한 유라시아 대륙 전체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출범한 EAEU는 러시아·카자흐스탄·벨라루스·아르메니아·키르키즈스탄 등 5개국을 회원국으로 둔 관세 동맹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