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83>뜨고 있는 실버 시장, 이것만 기억하면 백전백승!

▲오늘의 고민

유아식품 제조업체 G사는 자사가 만든 이유식 제품이 부드럽고 맛도 달콤해서 이가 약한 노인이 즐겨 찾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최근 실버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 만큼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나 사장. 아예 `노인용` 제품을 본격 출시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실패하고 말았다. 도대체 뭘 놓친 것일까. 노인 고객들을 공략하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세계가 점점 늙어 간다. 우리나라도 2050년까지 국민의 절반이 50대 이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눈치 빠른 기업은 발빠르게 실버 세대를 공략한 제품을 만들고, 이들을 목표로 한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제품에 대한 반응은 생각보다 시큰둥하다. 많은 회사가 그들이 노린 타깃인 노인들로부터 차갑게 외면 받음으로써 어려움을 겪었다. 나 사장의 실패 사례도 세계 유아식품 제조업체 거버의 사례를 재구성한 것이다.

이런 기업의 상황에 대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그린즈버러캠퍼스의 노년학 전문가 제니스 워셀은 반응이 좋지 않은 실버 제품의 원인을 `실버`에 대한 지나친 집착에서 찾았다. 그러면서 실버산업일수록 오히려 노인만이 아니라 전 세대를 아우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그럼 그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첫째 노인을 위한 제품이라고 강조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무리 노인을 위한 제품이라 하더라도 `노인용`이라고 티를 내며 광고하지 말라는 것이다. `젊고 싶은` 노인에게 `당신, 이제 늙었어`라고 말하는 제품을 사고 싶은 노인은 없을 것이다. 거버 사례도 이 점을 놓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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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용` 제품을 고르는 것은 자신이 노인이라고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팔리지 않은 것이었다. NTT도코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이 회사가 내놓은 실버 세대를 위한 라쿠라쿠폰은 큰 버튼과 큰 글자 크기, 문자 메시지를 읽어 주는 기능까지 노인이 쓰기에 굉장히 편리했다. 그런데 광고에 여성 노인을 등장시켰더니 `노인들만 쓰는 휴대폰`이라는 케케묵은 이미지 탓에 잘 팔리지 않은 것이었다. 이를 깨달은 NTT도코모는 광고에 어린이, 주부 등 휴대폰을 처음 사용하는 사람을 등장시키는 등 노인 냄새는 싹 빼고 쉽게 쓸 수 있는 휴대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처럼 노인용 휴대폰이라는 이미지를 버리자 쉬운 기능의 휴대폰을 원하고 있던 노인들이 라쿠라쿠폰으로 몰려들었다.

둘째 물건을 쓰는 사람과 사는 사람을 구분해야 한다. 노인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라 해서 반드시 노인이 직접 살까. 그보다는 자녀가 부모를 위해 사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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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외식업체 와타미그룹은 이를 잘 이용해 시니어용 도시락 배달 서비스를 선보였다. 도시락은 직접 생산한 유기농 야채를 썼기 때문에 소화가 잘되는 한 끼 식사로서 고품질에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았다. 와타미는 이렇게 만든 도시락을 노인에게 직접 팔지 않았다. 그 대신 이걸 살 자녀에게 초점을 맞춰 홍보했다. 그러자 자녀는 자연히 떨어져 사는 부모나 요양시설에 있는 부모님께 값싸고 질 좋은 식사를 보내 드리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곧 이 도시락은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마지막으로 노인들이 쉽게 물건을 살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노인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노인이 제품을 좀 더 편리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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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독일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 가운데 하나인 에데카는 은퇴자가 많은 지역의 잉골슈타트 매장을 실버 세대 전문 유통점으로 리모델링했다. 제품을 놓는 선반 높이는 다른 매장보다 20㎝ 낮췄고, 계산대도 낮게 설치했다. 쇼핑카트에는 돋보기를 달아 놓아 제품설명서를 확대해 볼 수 있게 했다. 이 밖에도 미끄럽지 않은 매장 바닥, 혈압계를 비치한 휴식 코너를 꾸며서 실버 고객을 사로잡았다. 리모델링 첫 해 연 매출은 전년보다 50%나 늘었다.

▲오늘의 아이디어

혹시 당신도 실버 세대를 어떻게 우리 편으로 만들지를 고민하고 있는가. 대놓고 노인용이라고 광고하지 말고 실제로 실버 제품을 사는 사람을 공략해 보자. 여기에 쇼핑하는 노인에 대한 배려를 더하는 것이다. 이제 당신도 점점 커져 가는 실버 시장에서 돈을 끌어모으게 될 것이다.

정리=조은실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 제작본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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