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고온 공정에서 제작 가능한 투명하고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했다. 스마트 워치나 버클, 안경 등 웨어러블 전자기기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상희·이건재 KAIST 교수팀(이하 박 교수팀)은 고온에서 만든 반도체 산화물을 얇게 떼어내 유연 기판에 전사하는 방법으로 투명하고 유연한 디스플레이 구동회로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기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고온에 약한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온 공정에서 만드는 일반 디스플레이에 비해 성능이 떨어졌다.
박 교수팀은 고온 열처리가 가능한 딱딱한 유리 기판 위에 레이저에 반응하는 층을 형성한 뒤 산업계에서 널리 쓰이는 반도체 공정으로 고성능의 반도체 산화물 제작에 성공했다. 이어 레이저 박리 기술로 이를 떼어내 4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두께의 플라스틱 기판 위에 이를 전사했다.
개발한 반도체 소자는 구부린 상태에서도 전하 이동 속도가 높게 유지됐다. 기존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의 일환이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 7월호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대전=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