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연구생산성 4.7%... 100원 투입하면 5원도 못벌어

美 절반에도 못미쳐…과제 성공률에 치중해 건진 것 없는 기술료

우리나라 정부 출연 연구기관(출연연)의 연구개발(R&D) 생산성은 4.7%다. 미국 산업연구 중심기관은 10.0%, 독일 프라운호퍼는 7.7%다. 우리나라 R&D 생산성에는 이례로 인건비 등 간접비를 제외한 R&D 직접비만 포함시킨다. 인건비까지 포함하면 R&D 생산성은 3%대로 급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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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 따르면 출연연의 2015년 `연구개발 생산성`은 4.7%였다. 전년의 3.3%보다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기술료는 왜 늘었을까.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소기업 `콜마BNH`의 지분매각(484억원) 금액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한 기술 징수액은 850억원으로 전년도와 비슷하다. 출연연은 콜마BNH 블록딜로 올해도 700억~800억원의 기술료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출연연에 R&D 예산 4조5700억원을 배정했다. 이 가운데 인건비 등을 제외한 직접 투자비는 2조5000억원이다. 지난해 기술료 징수액은 1334억원에 그쳤다. 2014년에는 직접비 2조4316억원을 투입했지만 기술료 징수액은 800억원에 그쳤다.

우리나라 R&D 생산성은 기술료 수입을 연구에 투입한 직접비로 나눠서 계산한다. 100원을 투입해 5원의 기술료 수입이 발생하면 R&D 생산성은 5%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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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별로 보자. 재료연구소,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2014년보다 기술료가 증가했다. 이 밖에 다른 연구소는 전년과 비슷하다.

우리나라 R&D 생산성을 계산할 때 인건비를 제외하는 점도 문제다. R&D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인 인력 투입 비용을 빼는 게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기업은 R&D 생산성 비용 항목에 인건비를 대부분 포함시킨다.

출연연 평가위원으로 있는 한 관계자는 “R&D에 투입되는 자원 가운데 인건비는 매우 중요한 항목의 하나”라면서 “인건비를 R&D 생산성 비용 산정에서 빼는 것은 엄연히 잘못된 계산법”이라고 지적했다. 출연연의 R&D 생산성을 높이려다 보니 `말 많은` 인건비를 빼고 계산하는 `방법`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출연연의 연구 성과가 저조한 것은 시장 수요보다 성공률이 높은 연구 목표를 설정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출연연 관계자는 “평가를 잘 받기 위해 연구자들이 목표를 낮게 잡고 하기 쉬운 연구만 하는 게 문제”라면서 “과제 성공률은 높지만 정작 기술 이전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출연연의 과제 성공률은 98%에 이른다.

연구소가 현장과 괴리된 것도 문제다. 한의학 관계자(한의사)는 “한의학연구원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한의학 현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출연연은 연구 생산성과 별도로 응용기술 개발 지표로 쓰는 특허 출원건수도 대학에 뒤처진다.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5년치 특허출원인별로 구분한 결과 대학 출원 특허 비중은 평균 40%를 넘었다. 출연연은 평균 28.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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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2014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성과분석 보고서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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