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유럽의 다른 나라가 따라하지는 않을 것이다. 영국 내부에서도 논란이 많고, 이를 다른 국가에서도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게르하르트 사바틸 주한 유럽연합(EU) 유럽위원회 대표부 대사는 한국과 EU간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5주년을 맞아 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게르하르트 사바틸 대사는 “영국은 파운드화를 쓰는 등 유럽에서도 독특한 국가였기 때문에 다른 27개 EU국가와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브렉시트 영향력도 아직 알 수 없다. 탈퇴에는 2년이 걸리기 때문에 단기·중장기·장기로 영향력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영국과 EU는 무역 측면에서 긴밀히 협조하고, 한국은 EU와 FTA 발효한 뒤 관계가 공고해진 상황이라 변동 폭이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브렉시트 영향이 한국의 EU무역에 제한적일 거라고 보는 사례 중 하나로 “일본은 유럽 내 자동차 생산을 대부분 영국에서 하고, 80%를 다른 유럽국가에 수출한다”며 “한국은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무역수지상황은 하나의 국가에만 국한해 바라봐서는 안 된다며, 자유무역으로 인해 경쟁이 가속화되고 품질경쟁, 가격조정이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역은 제로섬게임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게르하르트 사바틸 대사는 한-EU FTA 시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그동안 EU와 한국 간 상품교역량이 25% 이상 증가했고, 서비스 무역은 약 30% 확대됐다고 전했다.
또 한-EU FTA 시행 이후 유럽의 대한국 투자 및 한국 내 해외직접투자 규모가 20%에 달할 정도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2014년에는 한국의 대유럽 해외직접투자규모도 전년대비 36% 증가했다.
한국과 EU국가와의 무역수지 적자 문제에 대해서서는 독일의 사례를 들었다. 한국이 과거 일본으로부터 주로 수입했던 기계 등을 비슷한 산업구조를 가진 독일로 대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르하르트 사바틸 대사는 한-EU FTA 이행이 가속화되길 바랐다. 그는 “한국의 중견 중소기업이 더 많이 유럽에 수출하길 바란다”며 “김치, 막걸리, 인삼 말고도 한국의 우수한 화장품, 전자제품을 유럽에 수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