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브가 부도 위기를 넘겼다.
딜라이브의 대주단인 국민연금이 2조2000억원 인수금융 만기 연장에 찬성했다. 그동안 부도위기로 불안했던 딜라이브가 신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딜라이브(대표 전용주)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2조2000억원 규모인 딜라이브(구 씨앤앰) 인수금융 만기 연장에 최종 동의했다고 27일 밝혔다.
딜라이브 인수금융 만기는 기존 다음달 30일에서 3년 더 연장된다. 딜라이브 채무 조정안은 내달 29일인 만기 전 인수금융 2조2000억원 중 8000억원을 출자 전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자율도 낮아진다. 앞으로 대주단은 어느 기관이 얼마를 출자 전환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이 딜라이브 인수금융 만기 연장에 동의하면서 21개로 구성된 대주단 모두 만기 연장에 찬성했다. 그동안 딜라이브 대주단은 국민연금이 입장을 밝히지 않아 의사 결정이 지체돼 왔다.
국민연금은 인수금융 만기 연장 결정 전 합리적인 검토를 위해 딜라이브에 재무진단 컨설팅을 요구했다. 이번 국민연금 결정에 딜라이브 재무진단 컨설팅 결과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딜라이브 측은 인수금융 연장으로 큰 고비를 넘겼다.
대주단이 채무조정안에 합의하지 않았으면 인수금융은 부도 처리돼 딜라이브 대주주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야 했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인수금융 만기 연장덕분에 큰 위기 상황을 모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딜라이브가 추진 중인 사업 진행 속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딜라이브는 지난 4월 사명을 변경하면서 케이블TV 기업에서 홈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했다. 기존 방송서비스 외 사물인터넷(IoT), 이사·가사도우미·유아 관련 서비스 등 생활 편의 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가정과 관련 있는 모든 서비스를 편리하게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전략이다.
딜라이브는 최근 넷플릭스와 제휴했다. 유료방송사업자 최초로 넷플릭스와 손잡고 OTT `딜라이브 플러스`를 선보였다. 딜라이브 플러스는 권역에 상관없이 전국 어디서나 OTT 박스만 있으면 넷플릭스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딜라이브는 넷플릭스와 국내 콘텐츠 제작도 논의 중이다.
IoT 서비스도 선보인다. 다음달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뒤 정식 서비스를 출시한다. 출입문 센서, 침수 센서, CCTV 등을 먼저 내놓는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큰 위기 상황을 넘긴 만큼 이제 새로운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며 “넷플릭스, IoT 서비스 등 소비자들이 원하는 새로운 서비스 출시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MBK파트너스와 맥쿼리펀드 등은 2007년 딜라이브 경영권 인수를 위해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20곳의 국내 금융회사에서 2조1970억원(한도 대출 포함)을 대출했다. 인수금융 만기가 다음달로 다가옴에 따라 그동안 만기연장과 채무조정을 진행해왔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