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이 새로운 제안을 했다.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1년마다 두 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 이후 14년 만이다. 무대는 국제연합(UN)이었다. 국내 기업 경영자 중 처음으로 유엔 글로벌콤팩트(GC) 총회 대표 연설에 나선 황 회장은 세계 감염병 확산 방지 해법으로 정보 공유를 제시했다.
황 회장의 빅데이터 이니셔티브 제안은 KT의 지속가능 경영이 국내를 넘어 세계로 나가는 시발점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황 회장 연설 주제는 `한계가 없는 세상`이었다. 아이디어는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연결은 더욱 강화된다는 가정에 기반한다.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람, 사물과 사물이 연결되는 세상이다. 황 회장이 주목한 빅데이터 역시 연결의 산물이다.
글로벌 통신 기업이 빅데이터 정보를 공유한다면 재앙을 방지할 수 있다는 취지다. 조류 인플루엔자와 구제역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세계 이동통신사가 취합하는 73억명의 위치정보와 로밍정보 연결은 든든한 방패가 되기 때문이다.
국내 통신사는 그동안 해외사업에서 별 재미를 못 봤다. 한때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지만,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가상이동통신사업자(MVNO) 또는 현지 직접투자 방식으로 시도를 했지만, 아픈 경험이 더 많았다.
이런 가운데 유엔 무대에서 황창규 회장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 우선 국내 통신 기업 대표가 유엔이라는 무대에 데뷔했다. IT코리아, 한국을 알리는 것뿐 아니라 세계무대에서 한국 기업이 나아갈 방향도 제시했다. 무엇보다 그의 제안은 신선했다.
이번 무대를 계기로 국내 통신사들이 국제무대에서 입지를 확대하길 기대한다. “KT가 글로벌 1등이 된다는 것은 몸집이 아니라 독자 기술로 인류에 헌신하고 기여할 때 달성할 수 있다”는 그의 인식은 새롭다. 이번 행사가 우리 통신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역할을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비록 사업적인 한계는 존재하지만, 인류 공영을 위해 우리 통신사가 할 일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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