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제약보국' 100년…신약으로 이어온 故 유일한 박사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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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년 서울 종로에 설립된 유한양행 초기 본사 전경 (사진=유한양행)

1926년 한 독립운동가는 “건강한 국민이 있어야 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신념으로 제약사를 세웠다. 고(故) 유일한 박사가 창업한 유한양행은 불모지였던 의약품 국산화를 개척하고 국산 항암신약 '렉라자'를 탄생시키며 한국 제약산업의 이정표를 세워왔다. 창립 100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은 신약 개발로 벌어들인 성과를 다시 연구개발과 사회공헌에 투자하며 '제약보국'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유일한 박사가 서울 종로에 설립한 유한양행의 출발점은 '건강한 국민만이 잃었던 조국을 되찾을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었다. 유일한 박사는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독립운동가들과 교류하며 민족 자강의 중요성을 체감했는데, 독립을 위해서는 정치적 자유뿐 아니라 경제력과 국민 건강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일본 기업들이 장악한 의약품 시장에서 우리 손으로 좋은 약을 만들어 국민 건강을 지키겠다는 것이 유한양행 창업 배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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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유일한 박사 (사진=유한양행)

유한양행은 설립 초기부터 단순 수입 판매에 머물지 않았다. 자체 생산 시설을 세우고 의약품 국산화에 나섰다. 해외 전문가를 영입해 기술력을 축적했고 일본 자본이 독점하던 시장에 정면 도전했다. 이는 한국 제약산업 토대를 구축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유한양행은 1933년 자체 개발 의약품 '안티푸라민'을 선보이며 국산 의약품 개발의 물꼬를 텄다. 안티푸라민은 9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국민 상비약으로 자리 잡으며 유한양행 연구개발 역사의 출발점이 됐다.

그리고 현재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는 한국 혁신 신약 개발 성과의 계보를 잇는 대표 제품이 됐다. 국산 신약 31호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국산 항암제다.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과 협력해 세계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제약산업이 복제약 중심에서 혁신 신약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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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잇는 차기 성장 동력에 집중하고 있다. 렉라자로 벌어들인 로열티와 기술수출 수익을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토대로 차세대 알레르기 치료제 신약 후보 '레시게르셉트(YH35324)'와 희귀질환인 고셔병 치료제 'YH35995' 등 차세대 파이프라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상위 50대 제약사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유한양행은 100년의 역사 동안 유일한 박사의 기업 철학인 '기업이 얻은 이익은 사회로 환원돼야 한다'는 정신을 핵심 가치로 실천하고 있다. 유일한 박사는 1969년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했고 1971년 별세 당시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이를 기반으로 설립된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은 장학·교육·사회복지·재해구호 사업 등 다방면에서 사회에 공헌하며 기업 이익을 사회적 가치로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장학사업은 유한재단 활동의 중심축이다. 유한재단은 1970년 설립 후 지금까지 1만200여명 학생에게 약 390억원 규모 장학금을 지원했다. 최근에는 대학원생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해 미래 인재 육성에 나서고 있다. 유한학원 역시 유한공업고등학교와 유한대학교를 운영하며 산업 현장에 필요한 전문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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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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