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강소기업이 뛴다]〈19〉엔앤비, 은나노와이어 상용화 박차…중국으로 생산기지 확장

은나노와이어 전문기업 엔앤비가 올해 양산 채비를 본격화한다. 대면적 터치패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상용화 수요에 대비한 조치다. 투명전극필름에 쓸 수 있는 안정적인 재료 물성을 확보했다.

엔앤비(대표 김상호)는 오는 11월 중국 톈진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톈진 공장에 생산설비가 모두 들어서면 은나노와이어 생산능력은 지금보다 20~30배 늘어난다. 초기 1~2개 라인만 가동하지만 수년 내 완전 가동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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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앤비가 은나노와이어 재료

엔앤비는 현재 대전 대덕테크노밸리 내 파일럿 라인에서 은나노와이어 용액과 잉크를 소량 생산하고 있다. 중국과 한국 고객사에 투명전극필름용 재료로 납품한다. 생산설비를 모두 가동해도 월 최대 1톤(잉크 기준) 정도를 생산할 수 있다. 투명전극필름 면적 기준으로 1만~2만㎡ 수준이다.

톈진 공장 증설은 조만간 양산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한 투자다. 현재 생산 역량으로는 초기 양산 대응이 어렵다.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을 대체할 은나노와이어 투명전극필름 양산이 본격화되면 최소 수만㎡ 필름에 사용할 수 있는 재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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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나노와이어 전자현미경 사진

김상호 엔앤비 대표는 “중국 톈진에 1000평가량 부지를 임대해 은나노와이어 양산 공장을 짓고 있고, 가동은 11월쯤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막대한 양을 생산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초기 양산 제품에 대응하려면 새 공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은나노와이어는 대면적 터치패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투명전극필름 핵심 소재다. 정전용량식 터치스크린을 만드려면 저항이 낮은 전도성 필름이 필요하다. 현재 ITO필름이 주로 쓰이지만 30인치급 대면적 필름으로 만들면 저항값이 높아 사용하기 어렵다. 곡면에서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적용에도 한계가 있다.

은나노와이어 필름은 구부렸을 때도 저항값과 전도도가 변하지 않는다. 곡률 반경을 3㎜까지 좁혀도 특성이 유지된다. 30인치급 대면적 필름으로 만들어도 면 저항이 낮다. 차세대 터치스크린과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핵심 재료로 꼽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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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나노와이어로 만든 투명전극필름 면저항을 측정하는 모습

상용화 핵심은 은나노와이어의 굵기와 길이를 일정하게 뽑아내는 양산 기술이다. 엔앤비는 굵기 23나노미터(㎚), 길이 27 마이크로미터(㎛) 은나노와이어를 생산해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 굵기와 길이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대량 생산 시 불량률을 낮추는 기술, 저저항 필름에서 안정성 확보 기술을 갖췄다. 재료 생산 기업이지만 필름 제조 단계에서 필요한 기술도 확보했다. 고객사 요구에 즉각 대응하는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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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호 엔앤비 대표

김상호 대표는 “은나노와이어를 연구실 단계에서 생산할 수 있는 곳은 많지만 제품화 가능한 수준까지 안정적인 생산 능력을 갖춘 곳은 세계적으로도 다섯 곳 정도”라며 “재료부터 필름 소재까지 상용화에 대비한 기술을 확보해 고객사에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