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평균 거래가격이 5월부터 반등하면서 국내 패널 제조사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 대형 LCD 패널 수요 증가, 32인치와 40인치 물량 감소, TV 수요 확대 등으로 하반기에도 LCD 가격 상승 여력이 커져 하반기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 가격 상승에 힘입어 LCD 사업 실적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패널 가격 상승 효과가 2분기에 일부 반영되고 하반기부터 본격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실적까지 더하면 전체 영업이익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진다.
LCD 패널 평균 거래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다가 4월부터 하락폭이 줄어들었다. 5월부터 보합세를 유지하며 일부 모델 가격이 상승한 데 이어 6월에는 주요 크기별 모델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32인치, 40인치, 50인치, 55인치, 65인치 평균 가격이 전월보다 2~4달러가량 상승했다.
국내 패널 제조사는 32인치 LCD 가격이 생산원가 이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었으나 한국, 대만, 중국 제조사가 일제히 생산물량을 줄이면서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이노룩스가 대만 지진 영향으로 39.5인치 생산에 차질을 빚고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생산법인에서 공정 이슈를 겪어 수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한 것이 전반적인 LCD 패널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
50인치 이상 초고화질(UHD) LCD TV 수요가 늘어난 것도 LCD 패널 가격 인상에 주효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4월 전체 TV 패널 출하량의 20% 이상을 UHD LCD가 차지해 작년 동기 대비 34.6% 증가했다. 올해 말까지 전체 TV용 LCD 패널의 30% 이상을 UHD가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세계 LCD 시장에 긍정적 신호가 생기면서 국내 패널 제조사 실적 전망도 밝아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분기 LCD 사업 적자폭이 지난 분기보다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수율 문제가 일부 2분기로 넘어오면서 2분기에도 LCD 사업에서 적자가 불가피하다.
다만 스마트폰용 AMOLED를 중국 제조사로 확대 공급했고 갤럭시S7 시리즈 판매 호조로 AMOLED 사업 실적이 1분기보다 증가해 전체 영업이익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1분기 2690억원 손실을 냈지만 2분기 LCD 사업 손실폭이 줄고 AMOLED 이익폭이 늘면서 수백억 수준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에는 LCD 사업이 흑자 전환하는 등 이익폭이 더 커져 3분기에 약 4000억~5000억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영업이익 395억원보다 소폭 상승하거나 줄어든 200억~400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견됐다. 기존 애플향 공급물량이 줄어드는 등 중소형 패널 사업 부진 영향으로 성장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패널 가격 회복, OLED TV 사업 손실폭 축소 등에 힘입어 3분기에는 3000억원대로 영업이익을 회복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패널 제조사가 LCD 가격 상승 효과를 누리고 있고 하반기에 일부 모델 공급이 빡빡해지는 등 추가적인 가격 상승 여지가 있어 실적에 긍정적”이라며 “대형과 중소형 OLED 시장에서 거둘 성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패널 기업 2016년 2분기 영업이익 전망 (자료: 업계 취합)>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