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HW·SW·콘텐츠 함께 성장하는 VR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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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드론레이싱 대회 `월드 드론 프리(World Drone Prix)`는 새로운 스포츠 장르로서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 줬다. 화려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꾸며진 실내 트랙을 빠르게 날아다니는 드론과 드론이 찍은 박진감 넘치는 영상은 단연 색다른 볼거리였다. 게임을 잘 몰라도 경기장의 뜨거운 열기와 화려한 경기 영상에 몰입돼 점점 흥미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e스포츠를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과 같았다.

최근 세계 디스플레이 업계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차세대 먹거리로 꼽는다. 드론이 찍은 영상을 실시간 연동해 볼 수 있는 1인칭시점(FPV)은 초기 VR 수준이다. 앞으로 드론에서 단순 영상 촬영·감상을 넘어 새로운 즐길거리를 기대할 만하다.

최근 재활요양병원을 방문했다. 스마트폰과 온라인게임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크게 신기하지 않을 법한 멀티터치 디스플레이를 재활요양병원에서 활용하는 사례를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단순 동작을 반복하는 재활치료 환자, 병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오랫동안 요양 치료를 받는 어르신에게 이 디바이스는 참으로 요긴했다.

해당 병원장은 “VR 기기로 재활치료 효과를 높이는 콘텐츠가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젓가락으로 물건을 옮기고 컵을 쌓았다가 다시 내리는 등 간단한 반복 동작은 재활치료의 핵심이다. 부엌, 화장실 등 일상생활을 혼자 해낼 수 있게끔 연습하는 공간 확보도 중요하다. VR 기술이 발달하면 연습 공간은 무한대로 늘어난다.

업계에서는 VR·AR 시장 가능성에 대해 아직은 반신반의다. 당장 적용 가능한 게임 시장에서 관심이 크고 도입 가능성이 높은 산업도 거론되지만 실제 움직임은 잘 보이지 않는다. 기기의 완성도와 콘텐츠 부족 문제는 결국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문제로 회귀한다. 기술과 콘텐츠가 함께 응용 분야를 발굴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각 전문 분야에서 활발한 아이디어가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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