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반도체 물질로 주목받고 있는 `흑린` 전하의 열전현상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배명호 양자측정센터 책임연구원이 3차원 구조의 흑린 속 전하들이 열전현상 상태에서 평면방향(2차원)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처음 입증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나노 레터스 온라인 판(5월 25일자)에 게재됐다. 연구논문 교신 저자는 배명호 책임연구원이고, 김범규 박사후연구원과 최선재 충남대 연구생(석사)이 공동 제1저자다.
연구팀은 흑린 속 전하가 2차원 전자계 형태로 흐른다는 최근 연구 결과에 착안, 열전현상에서도 동일한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을 규명했다. 또 이를 제어하는 방법도 찾았다.
열전현상은 온도가 다른 두 금속을 접촉할 때 전기가 흐르는 현상을 말한다.
`검은 인`으로 불리는 흑린은 상온에서 다른 2차원 소재보다 10배 이상 빠른 전하 이동도를 보일 뿐만 아니라 특정 방향으로 전기 전도도는 높지만 열전도도가 낮은 성질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효율이 높은 열전 소재로 과학기술계가 주시하는 물질이다.
연구팀은 기판 속 불순물이 흑린 전하의 흐름에 방해를 줄 때 흑린 제벡계수(재료의 두 접전 간 온도차에 의해 발생하는 기전력과 온도차의 비) 온도 의존성을 관측하는 방법으로 열전현상에서 흑린 전하가 평면 방향(2차원)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는 기판 속 불순물을 조절해 흑린의 열전현상도 같이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배명호 책임연구원은 “향후 열전 반도체 소자로 흑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흑린과 기판의 상호작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며 “기판 불순물 조절로 열전 현상을 제어하는 방법을 제안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