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트 슈미트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큰 생각을 품으려면 다양하고 색다른 체험을 수없이 해보라”고 권유한다. 그러면서 “머릿속에 든 신성한 소를 죽여라”라는 자극성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요즘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과거의 신성한 소만을 고집하며 변화에 주저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라는 경구로 새겨볼 만하다.
우리 공사는 지난해에 한국국토정보공사(이하 LX공사)로 사명을 바꿔 다시 태어났다. 지난 38년 동안 대한지적공사로 살아 왔다. 지적(地籍) 분야 100년 역사의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켰다. 이후 공간정보 기술의 발전 흐름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국토공간정보 업무 영역을 강화했다. 이 분야의 새로운 100년 역사를 이루기 위한 `큰 생각` 토대 구축에 나섰다.
이유는 간단하다. 세계 경기 침체에도 공간정보 산업은 다양한 분야와 접목돼 급성장하고 있어 창조경제 선도 산업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 공간정보 산업 활성화는 곧 국민에게 실질적 가치를 창출해 준다.
지난날 정부의 의사결정이나 정책 입안 등에 제한해 사용되던 공간정보가 지금은 내비게이션, 스마트폰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된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첨단로봇, 3D프린터, 자율주행자동차 등도 결합한다. 스마트홈과 지능형 시설관리, 자연재해 예방과 기후변화 대처, 국민 안전과 범죄 예방 등 광범위하게 기여한다.
공간정보는 모든 정보를 담는 그릇 역할을 한다. 공간정보를 생산해 관리하고 서비스하는 산업이야 말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각종 정보통신기술(ICT)이 공간정보기술 중심으로 융·복합돼 새롭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
활용 성공 사례로 서울시는 유동인구, 통화량, 교통 데이터를 분석해 운용하는 심야버스 노선이 있다. 폐쇄회로(CC)TV의 사각지대 정보를 분석, 사회안전망도 구축했다. 광주시 광산구는 수백여 종의 공공데이터로 범죄, 재난, 재해, 교통사고 등을 행정에 활용했다. 얼마 전 강원경찰청은 노부부 실종자 수색에 LX공사 드론 팀의 도움을 받았다.
공간정보 산업을 활성화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국민에게 실질적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와 LX공사는 그동안 여러 관련 기관에 산재된 정보를 한데 모으고 공간정보 오픈마켓 플랫폼을 구축해 유통, 판매, 확산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월부터는 국토정보 곳간을 활짝 열어 LX국토정보기본도를 국민에게 무료 서비스하고 있다. 우수한 공간정보가 국민에게 개방돼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수많은 공공데이터가 맞춤형 서비스 형태로 창업과 비즈니스에 적극 활용돼 돈을 벌 수 있는 도구가 됐다.
소상공인 창업을 위해서는 부동산 매물, 상권 분석, 유동인구, 관광 등 다양한 정보가 필요하다. 창업 수요자는 이런 다양한 서비스 정보와 공간 기반의 소상공인 인허가 분석 정보를 활용하면 어렵지 않게 창업을 준비할 수 있다. 이처럼 풍부한 국토정보 곳간의 정보를 분석하고 재구성해 융·복합하면 얼마든지 새롭게 돈 되는 정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지금 상상하는 가치보다 훨씬 큰 미래의 보물로 자리 잡을 것이다. ICT와 인공지능(AI) 기술이 발달할수록 국토공간정보 산업은 국민 편익을 높이고 관련 산업을 키운다. 대한민국 창조경제 핵심 산업으로 성장해 간다.
국토부는 국토공간정보 산업을 지원하고 육성하기 위해 해마다 LX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과 함께 `스마트국토엑스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아홉 번째 행사로, 8월 31일~9월 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 케이호텔에서 열린다. 행사에서는 국토정보의 미래 청사진인 국토정보 활용과 공간정보기술 발전을 종합해서 확인할 수 있다.
김영표 LX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 kyp5208@lx.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