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인식 카드가 국내에서 처음 개발됐다. 일반 신용카드와 똑같은 크기와 두께에 지문인식 기능까지 탑재했다. 신용카드를 분실해도 맘대로 결제할 수 없어 안심할 수 있다. 출입 확인 등 보안용 카드로도 유용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그동안 금융이나 모바일 등에 한정된 IC카드 및 지문인식모듈의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나아이(대표 조정일)와 크루셜텍(대표 안건준)이 전자지문인식 카드를 공동 개발하고 사업화에 착수했다.
이 카드는 IC칩 카드와 지문인식모듈이 한데 합쳐진 것이다. 일반 신용카드 크기에 지문인식 기능이 구현된 건 처음이다.
노르웨이에서 지문인식 카드가 개발된 적 있지만 지문인식 부분이 두꺼운 반면에 코나아이와 크루셜텍은 1㎜도 안 되는 두께(0.84㎜)를 실현했다. 국제 카드 결제 표준(EMV)을 충족하면서 전 세계 호환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코나아이가 IC칩과 제반 카드를 설계하고 크루셜텍은 초박형 지문인식모듈을 만들어 카드 한 장에 담았다. 겉보기에는 플라스틱 카드와 다를 바 없지만 실제로는 IC와 지문인식모듈 외에도 운용체계(COS), 인쇄회로기판(PCB),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이 하나로 통합된 일종의 전자기기다.
이 카드는 보안, 금융, 신분증 등과 같이 인증과 보안이 필요한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어 주목된다.
기존의 카드는 분실 시 타인이 임의 사용할 위험이 있다. 한 예로 결제로 인한 금전 피해나 신분증의 경우 출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전자지문인식 카드는 생체인증 기술로 이 같은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카드 소유자 본인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코나아이와 크루셜텍은 공동 개발한 기술이 금융, 출입인증, 보안 등의 분야에 활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공동 사업화를 결정했다.
시장조사업체 ABI리서치에 따르면 국제 카드 결제 표준규격(EMV)을 만족하는 IC카드는 2015년 27억개에서 2020년 35억개로 약 30% 증가가 예상된다.
양사는 IC카드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출입카드, 신분증 등으로 활용처를 넓혀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지문·홍채 등을 활용한 개발도상국의 전자주민증 사업, 유엔난민기구(UNHCR)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카드 사업 등이 그 대상이다.
조정일 코나아이 대표는 “보안 영역뿐만 아니라 금융, 사물인터넷(IoT) 등 인증이 필요한 모든 영역에서 지문인식 카드가 ID와 패스워드, 인증서 등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인증 방식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루셜텍은 그동안 주력해 온 스마트폰에 이어 IC카드로 지문인식모듈 공급처를 넓혀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