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출구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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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수원-광명 고속도로가 개통됐다.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에서 광명시 소하동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다.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접근성과 교통 혼잡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서해안고속도로와 이달 말 개통 예정의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와 연결되면 서울 도심에서 한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5월 황금연휴를 하루 앞둔 4일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내비게이션의 안내로 수원-광명 고속도로로 갈아탔다. 경부고속도로에서 빠지는 통탄JC에서 서행하는가 싶더니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를 제한속도까지 속도를 올렸다. 통행료는 경부고속도로보다 비싸지만 이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소하IC를 빠져나오자마자 시흥대로로 연결되는 500m 남짓 되는 도로가 꽉 막혀 있는 것이었다. 교통량이 많지 않는 시간대임에도 이 정도면 출퇴근 지옥이 벌어질 게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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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8일 최정호 국토교통부 차관이 수원-광명 고속도로 개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휴를 보내고 9일 수원-광명 고속도로를 다시 한 번 이용해 보기로 했다. 고속도로에 진입한 오전 6시 30분에 생각한 것보다 차량은 있었지만 속도는 충분히 낼 수 있었다. 수원-광명 고속도로 종점인 봉담IC에 가까워지자 속도는 떨어졌다. 경부고속도로와 만나는 동탄JC까지는 정체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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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JC에 다다르자 정체 원인이 명확해졌다. 중간에 사고 차량이 있긴 했지만 정체를 일으킨 가장 큰 요인은 요금소와 연결되는 하이패스 차로였다. 차량은 대부분 하이패스 차로에 몰려 있었다. 하지만 하이패스 출구는 두 곳뿐이었다. 그나마 한 곳은 막아 놓아서 정체를 가중시켰다. 이뿐만이 아니다. 하이패스 출구가 1, 2차로에 배치돼 대전 방향으로 가는 차량은 8~9개 차로를 가로질러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이패스 사용을 권하고 안전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을 반영했다고 하는 도로로는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고속도로를 잘 닦아 놓고 출구에서 원활하게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정부 정책이 갖가지 규제로 뒤엉켜 있는 건 아닌지 재점검해 볼 때다.


주문정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mjjo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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