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실적을 견인한 스마트폰과 반도체 사업이 이익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가전 사업 확대와 디스플레이 실적 회복이 더해지면서 상승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도 전반적으로 스마트폰, TV, 가전 등 세트사업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품사업은 실적 안정화에 주력하면서 실적 확대를 모색한다.
◇IM 부문, 갤S7과 갤노트6 간 간격 메우기 주력
정보기술(IT)〃모바일(IM) 부문은 1분기 매출 27조6000억원, 영업이익 3조8900억원을 기록했다. 비수기임에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전 분기 대비 10.4% 각각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2%, 전분기보다 74.4% 급성장하는 등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6조6800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S7 엣지 조기 출시와 중저가 라인업 간소화에 따른 비용 효율화가 실적 개선 요인이라고 밝혔다. 북미와 유럽을 비롯해 글로벌 전 지역에서 셀아웃(실제 고객 판매)이 호조를 보였고, 재고 수준도 낮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1분기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경태 IM부문 무선기획팀 상무는 “갤럭시S7과 S7 엣지는 각지에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어 현재 판매 추세를 이어간다면 전작 대비 뚜렷한 판매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갤럭시S7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되느냐다. 통상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두 달 정도가 지나면 대기 수요가 급감한다. 갤럭시S7이 지난 3월 11일 출시됐기 때문에 5월 이후 실적 유지를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
LG전자 G5 등 경쟁 제품과 경쟁이 본격화됐고, 올해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더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갤럭시노트6 출시 때까지 3~4개월 동안 수익성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2016년형 갤럭시A와 J시리즈 등 중저가폰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삼성페이, 가상현실(VR), 웨어러블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갤럭시노트6 조기 출시 가능성도 점쳐진다. 갤럭시노트6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클럭스피드 상향 등 일부 성능의 향상은 있겠지만 제원 측면에서 갤럭시S7과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품 개발에 어려움이 없는 만큼 지난해보다 한두 달가량 먼저 출시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6월 출시는 어려울 수 있어도 전작보다 1달가량 조기 출시하는 것은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면서 “갤럭시S7 조기 출시로 효과를 봤기 때문에 갤럭시노트6도 이런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했다.
◇반도체 선방, 2분기 실적 개선 기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반도체 사업은 1분기에 다소 선방한 실적을 내놨다. PC 수요 약세에 따른 D램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1분기 메모리 분야 경쟁사는 적자로 전환하거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하락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1분기 영업이익은 10.2% 하락에 그친 2조6300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경쟁사는 모두 매출이 줄어든 반면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는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11조15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앞선 공정 전환으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분기 실적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D램은 PC용 수요가 일부 개선되고, 모바일 제품도 주요 업체 신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될 전망이다. 낸드플래시는 3D V낸드플래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삼성전자는 내다봤다.
2분기 시스템LSI 사업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부품 공급 확대로 실적 개선이 확실시된다. 삼성전자는 14나노 파운드리 고객을 다변화하고 모바일 시스템온칩(SoC)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10나노 제품 양산, 웨어러블〃VR〃IoT 등으로 응용처도 다변화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매출 6조400억원, 영업적자 2700억원으로 2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액정표시장치(LCD) 평균거래가격이 하락하고 공급 과잉이 지속했기 때문이다. 특히 TV용 패널 라인에 신공법을 적용했다가 문제가 발생, 수율이 크게 하락한 영향이 컸다. OLED 사업 부문이 긍정적 실적을 달성했지만 LCD 사업 적자폭이 커 전체 사업이 적자로 전환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분기 실적이 원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큰 문제인 LCD 수율 문제가 2분기 중에 정상화되고 판가도 일부 크기 제품에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창훈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1분기에 새로운 하이엔드 패널을 출시했고, 중급 스마트폰용 패널 수요가 증가해 OLED 사업 실적을 전 분기보다 개선했다”면서 “외부 거래처를 지속 확대, 가동률을 높여 실적을 더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CE 부문, 유로2016·리우올림픽 등 스포츠 이벤트와 계절 특수 기대
소비자가전(CE) 부문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1분기에 실적 개선을 이뤘다. 2분기에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와 에어컨 성수기 효과 등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CE 부문은 1분기 매출 10조6200원, 영업이익 51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TV 시장은 계절성 비수기와 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시장 수요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 하지만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은 개선됐다.
생활가전도 셰프컬렉션 냉장고, 액티브워시·애드워시 세탁기 등의 판매가 늘면서 실적이 좋아졌다. 특히 성장세가 지속되는 북미 시장 매출이 크게 증가, 생활가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2분기 TV 시장은 리우올림픽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시장 수요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SUHD TV 신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UHD TV와 커브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에 집중,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계획이다. 패널 가격 하락세가 안정화되더라도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판매로 수익성은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생활가전은 북미 시장에서 수요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패밀리허브 냉장고, 무풍에어컨 등 스마트가전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이어간다. 빌트인 키친, 시스템 에어컨을 포함한 B2B 사업도 강화해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
이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무는 “1분기 패널 가격 하락과 함께 선진시장 중심으로 SUHD TV와 커브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면서 “2분기에 신모델을 본격 출시하고, 전통적으로 강한 유로2016과 올림픽 같은 스포츠 이벤트가 있어 사전 기획한 프로모션 등을 통해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