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노키아와 산업구조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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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가 프랑스 e헬스케어 업체를 약 2000억원에 인수한다고 한다. 월트디즈니에 고급 360도 카메라 `오조`를 공급키로 했다. 그러나 시장은 노키아에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격세지감이다.

한때 노키아는 난공불락의 휴대폰 제조업체였다. 1865년 종이를 만드는 제지 회사에서 출발해 여러 번 변신하면서 전자회사로 탈바꿈했다. 휴대폰과 통신장비를 제조 판매, 세계 최대 단말기 제조회사로 불렸다.

노키아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중심으로 흘러가는 휴대폰 시장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무너졌다. 2013년 휴대폰 사업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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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수도 헬싱키 전경

노키아는 인구 540여만명의 소국 핀란드에 수출 25%를 책임지면서 `단일 기업 경제(one-firm economy)`라고 불렸다. 노키아의 몰락은 핀란드 경제 몰락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런 막대한 비중에도 노키아 몰락이 핀란드 경제 위기로 전이되지 않았다.

오히려 노키아 몰락이 핀란드에 새로운 벤처기업과 기업가 정신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노키아 출신 엔지니어가 독립해 회사를 차렸고, 핀란드 기업 생태계는 더 건전해졌다. 핀란드 정부도 국가 차원에서 산업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 구조 개혁에 성공했다. 핀테크와 모바일 게임 등 중소·벤처기업을 지원, 노키아의 빈자리를 메웠다. 이 덕분에 핀란드 경제와 노키아는 새로 일어설 힘을 얻었으며, 서서히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핀란드와 노키아 사례는 시사점을 던져 준다. 우리 산업도 조선과 해운산업이 수출 부진으로 붕괴 직전에 처해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상황이 여의치 않다. 모두 한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산업이다.

두려움은 제쳐 두고 시대 변화에 맞춰 산업 구조를 바꾸고 혁신하는데 매진해야 한다. 핀란드와 노키아처럼 위기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 경제는 그렇게 쉽게 무너질 만큼 허약한 체질이 아니라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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