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장기집권 현상이 중상위권까지 번졌다. 중소개발사 신작 진입 장벽이 계속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27일 구글플레이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기준 10위~20위권 게임 중 서비스 1년이 채 안 된 게임은 `갓오브하이스쿨` `백발백중` `클래시로얄` 등 4종이다. 올해 출시한 클래시로얄을 제외하면 나머지 게임 역시 서비스 기간이 1년에 육박한다.
1위~10위권은 이미 일부 게임이 장기집권 기간을 늘리고 있다. 출시 한 지 2년이 넘은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가 매출 1, 2위를 기록 중이다. 올해 출시한 게임 중 `KON` `로스트킹덤` `천명` 정도가 10위권 안쪽에 이름을 올렸다.
장기집권 게임은 대부분 대형 게임사가 운영한다. 출시 1년이 안되고 2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린 중소게임사 게임은 `갓오브하이스쿨(와이디온라인)` `천명(이펀)` 정도다. 국내 중소게임사로 조건을 좁히면 `갓오브하이스쿨(와이디온라인)`이 거의 유일하게 흥행에 성공했다.
각종 조사에 따르면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 30위권 게임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90% 매출을 일으킨다.
구글플레이 매출 30위권 아래 게임은 월 매출 10억원을 기록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게임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벌려면 20위권 이상 올라가야 한다는 의미다.
모바일게임사 한 대표는 “매출 양극화가 심해진다”며 “중소게임사가 20위권 벽을 깨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모바일게임 양극화가 일어나며 중소게임사는 기업인수(M&A)나 몸집을 축소하는 길을 선택한다.
넥슨은 최근 `히트`를 만든 넷게임즈 2대주주로 올라섰다. 블루홀은 지난해 모바일게임 개발사 마우이게임즈를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했다. 중국계 회사인 로코조이 인터내셔널은 4월 `드래곤라자` 개발사 비전브로스를 인수했다.
컴투스는 지난해 증자를 통해 기업인수 자금을 마련했다. 넷마블게임즈는 기업인수를 통해 모회사 아래 스튜디오 형태 자회사를 늘려간다.
상위권 진입장벽이 높아지며 인디게임 등 소규모 개발사 생존 환경은 더 나빠졌다. 4월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 등록자 250명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인디·소형개발사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마케팅 자금 부족(82%)을 꼽았다.
4인 개발사 정봉재 드림엑스데브 대표는 NDC16에서 “창업 후 첫 게임을 냈는데 하루에 다운로드가 많아야 10건인 것을 보고 고민했다”며 “마케팅하기에는 자금이 부족해 무작정 게임 매체를 찾아가 인터뷰를 하고 유명인 강연에 피켓을 들고 홍보하는 등 몸으로 부딪혔다”고 경험담을 털어놨다.
밥 미즈 구글플레이 게임 부문 글로벌 사업 개발 총괄은 “아이콘, 스크린샷 등 마켓 정보 등록을 변경하며 테스트하고 출시 전 사전등록 기능을 활용하면 다운로드와 잔존율을 높일 수 있다”며 “(인디나 중소게임사는)기존에 없는 새로운 기술과 콘텐츠를 시도하면 주목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