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말을 걸었다 "골프 좋아하시는군요"

Photo Image
SK브로드밴드가 2월 세계 최초로 출시한 `스마트 빅 애드`는 인터넷TV 업계에 `타깃광고`라는 화두를 던졌다. 개인별, 지역별 등 그룹별로 특화된 광고가 가능해지면서 비용은 줄이고 광고효과는 높이는 게 가능해졌다. ⓒ게티이미지뱅크

SK브로드밴드는 최근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자사 인터넷TV(Btv) 전국 363만 가입자 중 골프채널을 본 이력이 있는 사람에게만 골프 광고를 보냈다. 예를 들어 동시간대 다른 모든 가입자가 자동차 광고를 볼 때 이들에게만 골프 광고가 나간 것이다.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이 광고에 만족한 A골프사는 계약기간을 연장하고 광고비도 증액했다.

SK브로드밴드에서 실험이 가능했던 것은 `스마트 빅 애드`라는 기술 덕분이다. 2월 1일 세계에서 처음 상용화한 이 기술은 `타깃광고`가 가장 큰 특징이다. 전파가 아닌 유선서비스라는 장점을 활용해 시청자 그룹별로 다른 광고를 내보낼 수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가입자 한 명 한 명에게 모두 다른 광고를 전송할 수 있다. 스마트 빅 애드 매출은 출시 첫 달과 비교해 석 달만에 다섯 배 이상 뛰었다.

유창완 SK브로드밴드 미디어사업본부장은 “광고업계에서 신규 기술을 도입해 이처럼 짧은 기간에 자리를 잡은 것은 찾아보기 힘든 사례”라고 말했다.

원리는 단순하지만 구현은 간단치 않다. SK브로드밴드는 중소기업 `애니포인트 미디어`와 공동으로 독자기술을 개발했다. 선별적 광고전송 비밀은 셋톱박스에 있다. 해당 가구 셋톱박스에 미리 광고를 저장해두고 시간에 맞춰 내보내는 것이다. 실시간으로 선별적 전송을 하기는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이 같은 방식을 고안했다. 디지털 셋톱박스는 2기가바이트(GB) 정도 저장공간을 갖고 있어 광고를 충분히 저장해둘 수 있다. 이 기술을 상용화한 것은 SK브로드밴드가 세계에서 최초다.

광고효과는 생각보다 빨리 나타났다. 골프업체가 먼저 움직였고, B홈쇼핑도 홈쇼핑을 자주 보는 가입자에게 자사 채널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SK브로드밴드가 가입자 그룹을 나누는 기준은 다양하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시청이력이다. 어느 프로그램을 자주 보는가에 따라 취향을 알 수 있다. 골프 프로그램을 보면 골프 광고를, 교육방송을 보면 교복 광고를 내보낸다. 어린이 프로그램을 보는 집에는 육아용품 광고를 내보낼 수도 있다. 이밖에 우편번호, 정부공식통계 등을 활용하면 좀더 세분화된 그룹 분류가 가능하다.

지역 기반 광고효과도 입증했다. 서울 목동에서 수능 정보제공 사이트를 운영하는 C사는 목동 인근지역 학생이나 학부모도 가입을 시키고 싶었다. 스마트 빅 애드를 이용해 양천과 영등포, 구로, 광명 지역 Btv 가입자에게 광고를 노출했더니 가입자가 한 달 만에 25% 증가했다. 지난해 말부터 정체되기 시작한 가입자가 단기간에 급증한 것이다.

스마트 빅 애드는 광고주 입장에서도 장점이 많다. 무엇보다 광고비를 절약할 수 있다. 광고를 무작위로 뿌리지 않고 타깃형으로 전달할 수 있어 비용은 절약하면서도 효과는 높일 수 있다. 더욱이 광고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 가구 실제 숫자를 알 수 있다. 광고효과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된 것이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광고기법은 침체된 방송광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우리나라 전체 방송광고시장 규모는 2011년 3조6300억원에서 2012년 3조6000억원, 2013년 3조5700억원, 2014년 3조4800억원으로 해마다 감소 추세다. 하반기 경쟁사도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연내 인터넷TV 업계에 `타깃광고`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창완 본부장은 “차세대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스마트 빅 애드에 회사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공신력 있는 외부 기관 검증을 받아 객관적인 광고효과를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Photo Image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