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서비스 `상호운용성` 확보를 위해 산·학·연이 뭉친다. 상호운용성은 클라우드 서비스 확산에 마중물 역할을 한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이를 지원할 예정이다.
21일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클라우드 상호운용성 확보를 위한 국제표준화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국내는 미비한 상황”이라며 “내달 중 국내외 주요 클라우드 기업과 대학, 연구소가 함께 모여 협력하는 협의체를 만들고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상호운용성은 이용자가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안심하고 이용하도록 도와준다. 상호운용성을 확보하면 서비스 간 연동이 자유롭다. A클라우드 서비스에 있던 데이터를 손상 없이 B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이용한다.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락인효과`(Lock-in, 특정 제품 또는 서비스 종속)도 막는다. 서비스 활성화에 중요한 부분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와 상호운용성 확보 사업을 준비 중이다. 국내 클라우드 기업과 MS, VM웨어 등 외산 클라우드 업체까지 참여를 유도한다. 이르면 내달 중 기업 60여곳과 주요 대학, 연구소 등 산학연이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발족한다. 올해 사업예산은 9억원가량 확보했다. 중장기 사업으로 추진한다.
세계적으로도 클라우드 상호운용성 확보 움직임이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표준화 작업이다. 상호운용성 표준은 단일 기업이나 정부가 만들 수 없다. 각자 기업 제품 또는 서비스 특징을 공유하고 정부 간 클라우드 도입환경 정보도 나눠야한다.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세계 표준화 모임에서 논의가 이뤄진다. 해외 주요 클라우드 기업과 각 국 정부기관은 이들 모임에 주도적으로 참여 중이다.
국내도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클라우드컴퓨팅법`에 `상호 운용성의 확보`(22조)를 명시했다. 클라우드 상호운용성 확보를 위해 필요한 경우 정부가 서비스 제공자에게 협력 체계를 구축하도록 권고했다. 내달부터 운영하는 산학연 협의체는 상호운용성 확보를 위해 정기 모임을 갖고 정보를 교환할 예정이다.
상호운용성 확보 사업이 진척을 보이면 관련 정보가 부족했던 중소 클라우드 사업자에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국내 기업이 국제표준에 맞춰 대비하면 해외시장 진출도 쉽다. 특정 제품 밖에 쓸 수 없는 락인효과도 방지한다.
우려 목소리도 있다. 자칫 사업이나 협의체가 국내 정보 교환용으로만 그칠 수 있다. 현재 국제표준화 작업에 구글, 아마존 등 세계 1,2 위 클라우드 사업자는 소극적이다. 이들은 이미 자사 제품이 사실상 표준이라 생각한다. 협력이 필요 없다. 주요 사업자가 빠진 상황에서 자칫 표준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국내 기업들이 국제표준화 작업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지원하겠다는 결정은 좋지만 이를 강제해선 안 된다”며 “참여는 업계 자율에 맡기고 상호운용성 확보를 원하는 기업과 연구기관 등이 협력하도록 도와줘야한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