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필 대표 "환골탈태 한컴, 아프리카까지 우수성 알린다"

“고(故) 정주영 회장이 500원짜리 지폐로 우리나라 조선 산업을 잉태했습니다. 저는 주머니에 항상 만 원짜리 지폐를 가지고 다닙니다.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고 이를 반영한 `한컴 오피스`를 팔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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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판교 한컴사옥에서 만난 이원필 한글과컴퓨터 대표가 대뜸 1만원권 지폐를 건 내며 한 말이다. 고 정주영 회장이 500원짜리 지폐 뒷면에 있는 거북선 그림으로 해외 차관을 들여와 우리나라 조선사업 초석을 다졌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 대표는 해외 기업과 기관관계자를 만날 때 1만원 지폐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세계 유래가 없는 과학적 언어, 그리고 이를 담은 오피스 솔루션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한다.

이 대표는 “세계 오피스 솔루션 시장에서 한컴은 0.4%에 불과하다”며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를 만든 나라에서 개발한 오피스인 만큼 자부심을 갖고 각국에 제품을 알린다”고 말했다.

한국IBM에서만 30년 가깝게 근무한 이 대표는 2014년 한컴 총괄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지난달 27일 한컴 신임 대표에 선임됐다.

그에게 가장 큰 미션은 `세계화`다. 지금도 그는 거의 매달 해외로 출장을 간다. 올해 초 수출용으로 개발한 `한컴 오피스 네오`를 알리고 기술과 시장 동향 파악이 목적이다.

이 대표는 “한컴의 최대 미션은 그동안 국내에 안주했던 사업을 해외로 넓혀 글로벌 오피스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라며 “우리가 보유한 기술력, 시장 움직임 등을 고려할 때 머지않아 큰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한컴은 지난해 전년대비 11% 성장한 845억원 매출을 거뒀다. 해외 매출은 21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초 해외시장을 겨냥한 `한컴 오피스 네오`를 출시했다. MS 워드와 호환될 뿐만 아니라 영어,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 등 10개 국어 번역도 가능하다. 남미, 중동, 중국, 인도, 러시아 등 5개 권역으로 나눠 집중 영업한다. 최근 이란 공공기관과 기업도 방문해 공급 가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인수한 벨기에 PDF 솔루션 기업 아이텍스트와 제품 공동 개발을 진행한다. 중국 오피스 솔루션 기업 킹소프트와도 제품 판매 및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

그는 “최근 이란을 방문해 공공기관과 기업을 방문하며 공급을 위한 가계약을 체결했다”며 “한컴 오피스의 기술적 우수성도 인정받았지만, 글로벌 기업에서 찾을 수 없었던 겸손함과 신뢰가 좋은 성과를 거두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1998년 김대중 정부 시절 공공기관에 만연했던 불법 복제 오피스를 모두 정가로 구매한 것을 비롯해 정부와 국민이 한컴에 보여줬던 지원을 생각하면 성장은 기대에 못 미친다”며 “이는 아래한글을 통한 국내 시장만 집중했던 결과인데, 그 동안 성과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해외로 뻗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꿈은 아프리카 등 IT가 낙후된 나라에서도 한컴 오피스가 널리 사용되는 것이다. 인구 10억명이 넘는 아프리카는 한컴뿐만 아니라 모든 IT기업에 `미지의 시장`이다. 잠재 수요를 확보한다. 한컴 오피스를 전파하고 나아가 한글 우수성까지 알린다.

그는 “장기적으로 가장 이뤄보고 싶은 것은 IT 인프라가 낙후된 아프리카에 진출해 잠재 수요를 확보하고, 우수한 한국 솔루션을 전파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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