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 장비 국산화까지 나선다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 BOE가 장비 개발에 나선다. 패널 생산에 그치지 않고 후방산업까지 시장을 잠식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생산라인 대규모 투자로 수혜를 노리던 한국 장비업계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BOE 그룹의 디스플레이 장비 계열사 신이화(欣奕華, Sineva)가 최근 10.5세대 LCD 패널용 로봇 장비를 개발했다. 신이화는 이를 시작으로 장비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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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BOE그룹 계열사 `신이화`

신이화는 두께 0.5㎜의 10.5세대(2940×3370㎜) 크기 유리 기판을 옮길 수 있는 패널 운반 로봇을 개발, 시연했다. BOE가 최근 투자를 시작한 10.5세대(B9) 라인과 같은 규격이다. 신이화는 B9 라인이 위치한 안후이성에 운반 로봇 생산시설을 갖췄다. 과거 6세대용 LCD 패널 운송장비도 선보였다.

신이화는 중국 정부와 BOE가 장비 국산화를 위해 2013년 설립했다. 본사는 베이징에 있다. 안후이성 허페이시와 푸양시에 각각 지역 법인을 세우고 장비 제조와 첨단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반도체·서비스용 로봇, 스마트 공장용 제품을 개발할 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용 컬러 포토레지스트, 액정결정성폴리머(LCP) 소재도 BOE에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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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양에 위치한 부양신이화머트리얼테크놀로지 법인 전경 (사진=신이화 홈페이지)

2014년 신이화 매출은 9991만위안(약 177억1400만원)이다. 허페이 정부는 지난해 신이화 매출이 약 5배 늘어난 5억위안(886억5000만원)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신이화는 중국광전여창신과기산업기금(COITF) 주도로 설립됐다. 이 기금은 총 100억위안(약 1조7730억원) 규모 사모펀드다. 이스라엘 투자사인 인피니티 그룹과 BOE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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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화가 선보인 LCD와 PCB용 테스트 로봇 장비 (사진=신이화 홈페이지)

업계는 중국 정부와 BOE가 패널 국산화에 이어 장비 국산화까지 투자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해석했다. 디스플레이·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거액을 투자하는 만큼 후방산업 분야인 장비, 재료, 부품까지 모두 국산화해 산업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지다.

실제 중국 정부는 지난해 5월 `중국제조 2025` 전략을 발표하고 앞으로 30년 동안 3단계에 걸쳐 산업고도화를 하겠다고 밝혔다. 전방산업뿐만 아니라 관련 후방산업까지 핵심 기술을 확보, 자국 산업생태계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신이화 사정에 밝은 현지 기업 관계자는 “BOE 목표는 패널뿐만 아니라 장비도 국산화하는 것”이라면서 “세계적 장비 기업과 제휴를 맺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첨단 기술을 습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 BOE그룹 신이화에 대한 투자 정보 (자료: 중국 기업 신용정보 공시시스템, 2015년 4월)>

 BOE그룹 신이화에 대한 투자 정보 (자료: 중국 기업 신용정보 공시시스템, 2015년 4월)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