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가 촉발한 `인공지능(AI) 신드롬`이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까지 확대된다. 미래 의료산업 먹거리를 책임질 인공지능 영역에 투자가 절실하다.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게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위원장 박용호)는 11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은 `디지털 헬스케어는 의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주제로 진행됐다. AI 기술이 의료와 접목돼 변화시킬 미래 의료에 관심이 뜨거웠다.
AI는 인간 능력으로는 도달하지 못하는 연산능력을 바탕으로 문제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정부는 제조·금융·통신 등 각 산업에 적용할 한국형 알파고 개발에 5년 3조원 이상을 투입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가장 각광 받는 영역은 의료다. 난공불락 불치병을 해결하는 최전선이다. 포럼에서도 세계 각국 의료분야 AI 적용 현황과 최신 기술이 소개됐다. 의료산업 경쟁력 확보, 창조경제 구현은 물론이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
김치원 서울와이즈요양병원 원장은 “미래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핵심은 구글 알파고, IBM 왓슨과 같은 AI”라며 “인간 능력으로 한계가 있는 신약 개발, 영상 판독 등에 활용하면 의료수준을 한 단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1차적 예방으로 일컫는 건강 유지, 체중 관리 및 생활 습관 교정 부문에 AI가 적용된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IBM `닥터 왓슨`, 애플 워치 등을 활용해 전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개인 건강 서비스를 제공한다.
질병 조기발견과 신속한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2차 예방에서도 AI가 화두다. 미국 듀크대는 설문지와 얼굴 인식 프로그램으로 자폐 등 발달장애를 추적, 관찰한다. 존스홉킨스 대학은 애플 워치로 간질 환자 생체 정보를 수집한다. 간질 예측 프로그램개발이 목표다. 기술과 서비스가 만나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한다.
국내에서도 AI와 의료 서비스 결합이 시도된다. 딥러닝 기반 의료 영상 분석 솔루션 기업 루닛, 체중 감량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한 눔(NooM)이 대표적이다.
루닛은 육안으로 판독하기 어려운 의료영상을 AI 기술로 분석한다. 누적 다운로드 수만 3200만건이 넘는 체중조절 애플리케이션(앱) `눔`은 사용자 혈당, 복약, 신체, 운동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건강 코치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영인 눔 메디컬 디렉터는 “미래 의료산업은 의료기관뿐 아니라 제약, 보험,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리나라 의료산업에서 AI 활용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AI 기반이 되는 데이터 활용은 제약이 많다. 데이터 보호에 초점을 맞춘 개인정보보호법 규제를 활용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 의료 AI 기술은 세계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며 “개인정보보호법 등에서 의료 데이터 활용을 제한해 산업 육성을 가로막고 있다. AI 신드롬이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게 지속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