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멕시코 "8년만에 FTA 테이블 다시앉는다"…고부가가치 분야 협력 지평 확대

우리나라와 멕시코가 중단됐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테이블에 8년 만에 다시 앉는다. 비관세 장벽을 완화해 전자상거래 교역 규모를 오는 2018년까지 갑절로 키운다. 또 스마트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원격 의료사업에 우리 기업 현지 사업 참여 폭을 넓혔다. 양국 간 가장 높은 수위 경제협력 관계를 다지면서 우리 기업이 중남미는 넘어 북미·중미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4일(현지시각)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잇따라 열고, 총 34건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 가운데 경제분야 협력 MOU가 29건에 달했다.

이날 단독 정상회담에선 양국이 추진 중이 개혁 정책 등을 주제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이어진 확대 정상회담에선 교역·투자 및 신재생에너지, 보건의료, 수자원, 교통인프라 등 고부가가치 산업분야에서 실질 협력 확대 방안과 교육·문화·스포츠 등을 통한 교류 증진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번 회담에서 가장 큰 성과 꼽히는 것은 양국이 한·멕시코 FTA 관련 실무 협의체를 올해 중에 다시 가동하기로 한 점이다. 지난 2008년 이후 협상이 중단된 이후 주요 중남미 국가 중 유일하게 우리나라와 양자·다자 FTA 논의가 전무했다. 그간 멕시코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TP) 협상에 집중하면서 FTA 논의는 ?전으로 미뤄놓았다. 하지만 TPP 발효 시점이 불확실한 상황으로 흐르면서 우리와 맺는 FTA 협상을 재개키로 한 것이다.

양국은 또 전자상거래를 활용한 소비재 교역을 적극 확대하기로 했다. KOTRA와 멕시코 최대 온라인 유통기업 L사가 4건 MOU를 교환했다. 이로써 우리나라와 멕시코 전자상거래 교역 규모를 1억4000만달러 수준에서 오는 2018년까지 3억달러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기업의 멕시코 강제인증(NOM) 취득 절차와 비용도 대폭 줄어든다. 멕시코 인증기관에 우리나라 중소기업을 위한 시험인증 기술혁신센터가 설립된다.

에너지, 교통, 수자원관리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참여할 계기도 마련됐다. 에너지 분야에만 170억달러 사업에 우리나라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

이외에도 보건의료, 에너지신산업 분야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협력 지평이 넓어진다. 특히 보건의료분야에서 8건 MOU가 교환됐다. ICT 기반 건강기술 인력 교류는 물론이고 분당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 등과 기술 협력키로 함으로써 우리 원격의료시스템 수출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멕시코는 우리에게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북미 시장 수출을 위한 전진기지이자 중남미 최고 교역 파트너”라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사상 최대 경제협력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우리 기업이 기뻐할 내용이 많이 포함됐고, 북미·중남미 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 정상간 회담은 지난 2013년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열린 뒤 이번이 두 번째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후 멕시코에서 마지막 일정으로 한-멕시코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 민간 차원 경제교류 활성화를 지원한다.

멕시코시티(멕시코)=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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