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쿠팡, 배송 현장에 '종이 포장재' 전격 투입…'탈비닐' 본격화

쿠팡이 비닐 포장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탈비닐' 실험에 본격 착수했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종이 기반 포장재를 실제 배송에 적용하면서 친환경 전환과 공급망 리스크 대응을 동시에 모색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서 고객이 주문한 상품에 종이 재질의 봉투형 포장재를 적용해 배송하는 현장 테스트를 시작했다.

이번에 도입한 종이 포장재는 내구성을 높인 소재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외부 습기와 오염에 취약한 종이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표면에 발수 코팅 처리를 더한 것으로 확인됐다. 배송 과정에서의 파손 위험을 줄이면서, 기존 비닐 포장재 편의성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적 완성도를 갖추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쿠팡 관계자는 “포장공정과 안정적 포장재 공급 상황 등을 고려해 다양한 소재와 형태 포장지를 테스트하고 있다”면서 “종이 포장재 또한 일부 지역에서 한정적으로 테스트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향후 계획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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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AI 이미지

쿠팡의 이번 테스트는 단순한 포장 방식 변경을 넘어 제도 변화와 원자재 수급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시도로 해석된다. 이달 말 시행 예정인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택배 포장 공간 비율을 제한하는 등 과대 포장 규제를 강화했다. 다만, 종이 등 친환경 포장재 사용 시 기준을 완화하는 인센티브 조항도 담았다. 쿠팡 입장에서는 종이 포장재 전환을 통해 규제 대응과 운영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중동 지역 정세 불안으로 나프타 가격이 급등하면서 비닐 원재료 수급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비닐 포장재의 핵심 원료인 에틸렌 계열 공급이 흔들리면 대규모 물량을 처리하는 풀필먼트 구조에서 병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그동안 배송 물량 대부분에 비닐 포장을 적용했다. 이달 초를 기준으로 2개월분 재고가 남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렵게 비닐 포장재 물량을 확보해도, 급등한 원가 때문에 물류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쿠팡은 그동안 물류 효율성을 이유로 비닐 포장 비중을 높였다. 앞으로 종이 포장재 도입 범위를 확대하면 친환경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 규제 대응, 원가 구조 개선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컬리, 오아시스마켓 등 신선식품 업체들은 쿠팡에 앞서 다회용 박스를 도입하고, 포장재를 회수하는 전략을 기반으로 친환경 이미지를 구축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배송 물량을 소화하는 쿠팡의 종이 포장재 전환에 따라 네이버, 11번가, G마켓 등 주요 사업자가 가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쿠팡은 해외에서도 스타트업 투자하는 등 물류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쿠팡의 모기업인 쿠팡Inc는 1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로봇 스타트업 콘토로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기반 자율 로봇 사용을 확대해 한국 등에 있는 물류센터에서 시범 운영을 추진할 계획이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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