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스스로 결제하는 시대가 가시화되면서, 이를 뒷받침할 핵심 결제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이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AI 에이전트 결제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시작됐다.
아크포인트는 15일 서울 강남 그랜드힐컨벤션에서 '넥스트 파이낸스 서밋'을 열고 '자산 토큰화(RWA)'와 '스테이블코인'의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집중 조명했다.
첫 기조연설에 나선 홍성욱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디지털자산 책임연구원은 'AI 시대의 새로운 페이먼트: 금융 인프라로서 스테이블코인' 주제에서 “AI 시대에는 결제 주체가 인간에서 AI 에이전트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가장 유력한 결제수단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책임연구원은 지난해가 스테이블코인의 개념과 장단점을 설명하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스테이블코인이 어떤 분야와 시너지를 내고 실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논의하는 단계로 넘어왔다고 진단했다. 특히 AI 에이전트가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핵심 변화로 꼽았다.
홍 책임연구원은 “현재의 결제 시스템은 카드 발급, 계좌 개설, 회원가입, 구독, OTP, 공동인증서 등 인간을 전제로 설계돼 있어 AI 에이전트가 직접 활용하기 어렵다”며 “AI 에이전트는 인간보다 훨씬 빠르게 판단하고 동시에 수많은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만큼, 빠른 결제 속도와 낮은 수수료를 갖춘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AI 에이전트 결제가 단순한 '대리 구매' 수준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AI가 경제활동의 주체로 기능하게 되면 물건 구매나 서비스 이용, 자원 확보, 협상까지 수행하는 구조가 가능해지고, 이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이 핵심 결제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수천억달러 규모로 발행돼 글로벌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테스트돼 왔고, 시행착오와 규제 경험까지 축적돼 있다는 점에서 다른 신규 디지털 결제수단보다 앞서 있다”며 “반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 다른 대안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추가적인 시행착오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표준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AI 에이전트 결제를 둘러싼 표준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 대표 사례로는 코인베이스의 x402다. AI 에이전트가 웹상에서 소액 단위로 기사, 데이터, 소프트웨어 기능 등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결제 규약이다. 다만 아직 실제 지급 사례는 많지 않아, 현 단계는 관련 표준이 형성되는 초기 국면이라 진단했다.
스테이블코인 논의는 RWA(실물자산 토큰화), 토큰증권(STO)과도 연결된다. 화폐를 토큰화하면 스테이블코인이 되고, 주식이나 펀드 같은 자산을 토큰화하면 토큰증권이 된다. 이런 구조가 정착되면 AI 에이전트가 자산을 보다 쉽게 다루고 운용하는 환경도 가능해질 수 있다. 홍 책임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이 토큰화 자산의 유동성과 결제 수단으로 작동할 경우, AI 에이전트·토큰화·스테이블코인은 떼기 어려운 관계가 될 것”이라며 “AI 결제와 토큰화 금융을 뒷받침할 법·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니아 장 Kite AI 코리아 리드가 AI 결제 블록체인, 션 리 매직랩스 최고경영자(CEO)가 기관 대상 서비스와 인증 인프라 필요성을 발표했다. 이후 우리은행, 루튼, 헥토월렛, 코인원, 법무법인 한영 등이 참여하는 'K-금융의 미래: 원화 스테이블코인 임팩트' 패널토론 등을 진행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