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번호이동 승자는 `LG유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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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사업자들은 2004년 연말 그해 처음 시행된 번호이동성제도 가입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KTF가 어린이들과 시민에게 경품을 나눠주며 번호이동성제도를 홍보하고 있다.

지난 10년 간 이동통신 번호이동 승자는 LG유플러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과 KT는 가입자를 대거 잃었고, LG유플러스는 홀로 순증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알뜰폰이 대규모로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20%에 육박하던 번호이동 이용률이 10% 초반대로 떨어지며 이동통신시장 활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4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과 이동통신업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6~2015년 사이 번호이동시장에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3사 가운데 LG유플러스만 순증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10년동안 딱 한 번(2010년) 순감(4만명)을 기록했다. 9년 순증하며 누적 순증규모가 164만여명에 달했다. 2005년 시행된 이동전화 번호이동성제도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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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번호이동성제도 도입 초기 순증이 많았으나, 2011년부터 작년까지 5년연속 순감을 기록했다. 누적 순감규모가 153만여명에 달했다. KT는 2011년 한 번 순증(1만8000명)한 것을 제외하면 9년 연속 순감이다. 누적 순감 규모가 209만명을 넘는다. KT는 2세대(G) 서비스 종료와 뒤늦은 롱텀에벌루션(LTE) 서비스 도입이 발목을 잡았다.

알뜰폰도 수혜자다. 2011년 하반기 도입된 알뜰폰은 점차 세력을 키우며 이통3사를 위협했다. 우체국 입점 등 정부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2013년 이후 빠르게 가입자를 늘렸다. 2014년에는 86만여명이 이통사에서 알뜰폰으로 갈아탔다. 2012년부터 4년 간 214만여명이 순증했다. 이통사 저가요금제 사용자 상당수가 알뜰폰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번호이동 이용률은 감소하는 추세다.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가운데 번호이동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7년 20.2% 이후 줄곧 10% 후반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4년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도입으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작년에는 11%대까지 줄었다. 번호이동과 기기변경에 지원금 차별이 사라지면서 이통사를 갈아탈 유인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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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간 번호이동 통계를 두고 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시장에서 자사 지배력이 약화되고 있는 증거로 해석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배력이 있었다면 이처럼 오랜 기간 가입자를 뺏기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경쟁사가 얼마나 가입자 뺏기 위주 마케팅을 했는지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배력 전이가 없었다는 방증”이라고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서비스 품질 향상`을 주요 근거로 들었다. 가입자가 찾아온 것은 서비스가 좋아진 것 때문이지 보조금 지원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번호이동 시장이 작아지는 것을 경계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2010년 국내 첫 LTE 도입, 2014년 아이폰 도입 등 각종 상품 및 서비스 혁신으로 가입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번호이동 시장이 축소되면 현 5:3:2 체제가 고착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정부는 시장경쟁 활성화와 이용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2005년부터 이동전화 번호이동성제도를 전면 시행했다. 10여년 간 가입자 유치 수단으로 적극 활용됐으나 과도한 보조금 지급과 이용자차별 등으로 이통시장 왜곡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단통법 이후 기기변경에 자리를 내주는 추세다.

KISDI는 2015년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에서 “2013년 이후 SK텔레콤을 해지한 가입자 수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작년 6월말 기준 이 회사 누적 해지 가입자 수는 294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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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2015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 KTOA

<이동전화 사업자별 번호이동(순증·순감) 현황(단위 천명)>

이동전화 사업자별 번호이동(순증·순감) 현황(단위 천명)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