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전기차 산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국제전기차엑스포`가 막을 내렸다. 총 355개 전시부스에 20여개국 145개 업체가 참여해 글로벌 전기차축제로 자리 잡았다. 엑스포는 현대차의 첫 순수전기차인 `아이오닉 EV`를 비롯해 르노삼성·닛산·JAC모터스·파리스(Parris) 등 5개 완성차 업체 신차 발표회와 시승행사로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했다. 글로벌 산업계 최신 이슈를 다룬 32개 포럼도 국제적 위상을 조금씩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조직위 추산 엑스포 기간(7일) 동안 국내외 7만명 방문객이 다녀가 역대 최다 흥행 기록까지 경신했다. 아무것도 없던 `제로(0)`에서 시작한 3년 만의 성과로 분명히 박수 받을 일이다.
성과만큼 아쉬운 점도 있었다. 조직위원회의 매끄럽지 못한 전시부스 배치와 공간 배정 논란은 이제 막 전문 국제전시회 위상과 신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큰 오점을 남겼다. 사업자 간 이해관계가 명백히 갈리는 제주 전기차 민간공모 신청을 엑스포 기간에 받은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행사를 성대하게 만들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일어난 것으로 보기 힘든 해프닝도 일어났다. 현대자동차나 중국 비야디(BYD) 최고경영진과 미국 테슬라 경영진 또는 차량 실물이 전시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홍보했지만 모두 용두사미가 됐다.
국제전기차엑스포는 우리나라가 첫 창설했고 주도권을 잡은 세계 유일무이 순수전기차 산업 축제다. 아직 초기인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관련 산업인이 모여 국가 간 시장·정책 교류와 함께 우리 산업 경쟁력을 대내외에 과시할 좋은 기회다. 제주 최적의 전기차 보급 환경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사업 모델을 발굴해 키울 수도 있다. 단순 전기차 판매장이 아닌 우리 전기차 산업의 세계화를 실현하는 `장(場)`으로 만들어야 한다.
성과와 함께 잘못된 부분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 그래야 진짜 글로벌 엑스포로 커나갈 수 있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