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스마트폰 성장 주춤, 협력사 실적에도 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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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세계 휴대폰 시장 1위 기업이다. 한 해 4억대에 이르는 휴대폰을 판매한다. 세계 어느 기업보다도 많은 휴대폰을 만들다 보니 삼성전자는 부품 업계에 핵심 `바이어`다. 부품 채택 여부에 따라 해당 기업 운명이 달라질 정도로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쪽도 마찬가지다. 삼성 LCD와 메모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등 삼성을 중심으로 서플라이체인이 형성돼 있다. 마치 선두에서 대형 선단을 이끄는 모습과 닮아 있다.

후방 산업계에 영향력이 큰 삼성의 전자사업은 지난해 국내 기업에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삼성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을 중심으로 그 영향을 파악했다. 협력사 실적 분석을 통해서다. 그 결과 스마트폰은 활력이 떨어지는 모습, 디스플레이는 LCD 침체 속에서 OLED에서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경향이 엿보였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부품을 공급하는 주요 협력사는 갤럭시S 모델과 판매량 변화에 희비가 엇갈렸다.

스마트폰 성장이 주춤하면서 부품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동종업계 내에서도 핵심 모델의 수주 여부에 따라 성과가 갈렸다.

23일 삼성전기, 한솔테크닉스, 대덕GDS, 파트론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 협력사 10곳의 2015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년보다 매출이 감소한 기업은 2곳이었다. 대덕GDS가 11%, 인탑스가 5% 감소했다. 대덕GDS 측은 “시장 위축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인탑스는 스마트폰 외장 플라스틱 케이스를 만드는 협력사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가 금속 재질의 케이스 적용을 늘리면서 매출에 영향을 받았다. 인탑스는 매출 감소에도 경영 혁신으로 2014년 적자이던 영업이익을 지난해 흑자로 돌려놓았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나빠진 경우가 많았다. 캠시스는 2014년 191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79억원, 파트론은 같은 기간 662억원에서 588억원으로 줄었다. 파워로직스는 116억원에서 94억원, KH바텍은 350억원에서 312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이유는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비용 증가, 시장 위축 등이 이익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캠시스 측은 “베트남 공장 증설로 비용이 증가했다”, 파워로직스는 “감가상각비가 일시 증가했다”고 각각 전했다.

2014년 대비 2015년 매출이 감소했거나 영업이익이 줄어든 기업은 전체 10개 기업 가운데 6곳에 이른다.

이들 회사가 스마트폰 시장 확대로 그동안 줄곧 성장해 온 점을 감안하면 매출이나 영업이익 감소는 적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주춤하다 보니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영향을 받았고, 다시 부품 업체로 전이된 것으로 해석된다.

상황 전반은 악화됐지만 두각을 나타낸 기업도 있다. 한솔테크닉스, 나무가, 엠씨넥스는 매출·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한솔테크닉스는 베트남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생산·공급하는 사업(EMS) 효과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 92% 성장했다.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나무가는 2015년 매출 85%, 영업이익 1328% 성장하는 특징을 보였다.

나무가 측은 “수요 증가로 매출이 늘었으며, 베트남 공장 가동에 따른 고정비 감소 효과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면부 카메라가 5메가픽셀로 상향되면서 나무가 수주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엠씨넥스는 공급 물량이 큰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부품 수주를 늘리면서 성장을 달성했다.

삼성전자 매출 비중이 50%를 넘는 삼성전기도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매출은 1% 증가에 그쳤다.

그 대신 삼성전기는 영업이익이 300%나 증가했다. 이는 HDD, 모터, 파워 등의 사업을 중단한 효과였다.

<(자료: 각사 감사보고서, 사업보고서)>

(자료: 각사 감사보고서, 사업보고서)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