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DJI가 한국 시장 대공습을 선언했다. 세계 컨슈머 드론 시장의 70%를 점유한 절대강자가 정식으로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공식 매장을 열었다. 서울 홍익대 인근에 위치한 첫 매장은 세계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다. 국산 드론 업계도 서둘러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DJI는 지사 설립 이전에도 성능 대비 가격이 싼 ‘가성비’를 앞세워 국내 소비자거래(B2C) 시장을 장악했다. 촬영용, 취미용 제품이 구매 대행, 병행 수입 형태로 유통됐다. 유일한 약점이 오프라인 서비스 네트워크였다.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는 사후관리(AS) 센터 기능까지 담당한다. 국산 업계가 경쟁력으로 내세워 온 ‘밀착 서비스’의 이점이 위협받게 생겼다.
문태형 DJI코리아 법인장은 “어떤 경로가 됐든 DJI 제품을 구매해 사용하고 있는 고객이라면 모두 AS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케빈 온 DJI 아태지역 대외협력 총괄은 “제품을 파는 것 외에도 후속관리가 절대 중요하다”면서 “DJI케어 프로그램도 조만간 아시아 전역에 출시할 것”이라며 거들었다.
DJI코리아가 한국 공략 선봉장으로 내세운 ‘팬텀4’ 경쟁력은 놀랍다. ‘전문 항공 촬영’의 벽을 깼다. ‘액티브 트랙’ 기능을 이용하면 피사체를 추적 촬영할 수 있다. 터치스크린 탭 한 번으로 작동한다. 기존에는 드론 조종과 촬영 양 측면에서 숙련된 사용자만 구사할 수 있던 기법이다.
가격에 또 한 번 놀란다. 정식 출시 가격이 200만원이다. 기존의 팬텀3보다 평균 50만원가량 올랐다. 액티브 트랙 외에도 세계 최초 기능을 대거 탑재한 것을 감안하면 너무 싸서 이른바 ‘가격 깡패’로 볼 수 있다. 국산 제품이 가성비로 경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산 드론이 설 자리를 잃을까 우려된다. 삼성 같은 대기업이 드론에 관심을 갖고 태스크포스까지 꾸린 것이 그나마 희망적이다. 우리나라도 드론 기술이 없지는 않다. 다만 아직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에는 플레이어의 덩치가 작다. 중국산 대공습에 대비하려면 누구라도 나서야 한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