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모바일 통한 비용절감 확대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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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서 빈곤층이 사회와 연결되는 수단은 모바일밖에 없습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귀국한 지인에게 현지 통신 환경에 대해 들었다. PC와 유선 인프라가 열악한 반면에 모바일 보급과 통신 환경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다수가 값비싼 PC 대신 저가 스마트폰과 선불제 요금을 사용한다. 사람들은 전화보다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소통에 익숙하다. 모바일이 빈곤층에게 사회 연결 비용을 줄여 주는 셈이다.

국내는 사정이 다르다. 모바일이 보급 자체만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는 적다. 모바일 이용자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생활 곳곳에 O2O서비스가 촘촘히 들어섰다. 대부분 이용자 편의성 증가와 연결을 통한 사업 기회 확대를 내세운다. 반면에 영세 오프라인 사업자 사이에서 비용이 늘었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골목 상권 침해 논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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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스 위드 카카오 서비스 화면 <전자신문DB>

최근 카카오가 시작한 주문생산 플랫폼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MAKERS with kakao)’가 반가운 이유다. 대량생산을 통한 매출 증대보다 비용절감 가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선주문을 통해 최소 제작 수량을 확보한 제품만 생산에 들어간다. 재고 물량을 줄여서 가격 합리화를 유도한다. 모바일이 지닌 ‘개인 맞춤형’과 ‘실시간’이라는 특성을 잘 버무렸다. 주요 사업 대상은 창신동, 신정동 등지의 공방이다. 중국, 동남아 등지로 일감을 뺏겨 쇠락하는 곳이다. 기존의 대량생산 대량소비 시스템에서는 경쟁이 힘들지만 모바일로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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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로고 <전자신문DB>

모바일을 통한 비용절감 기회는 사업 확대 가능성만큼이나 열려 있다. 정부가 활성화를 외치는 공유경제 모델이 대표적이다. 내가 쓰지 않는 것을 타인과 공유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서 효율을 높인다. 소규모 사업자를 끌어 모아 지역 경제에 기여한다.

국내 모바일 혁신은 여전히 확대에 초점이 맞추고 있다. 비용절감을 고려해야 한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라는 획일화한 잣대에서 벗어날 때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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