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맥스가 직접 글로벌 콘텐츠를 수급해 ‘OTT(Over the top)’ 사업을 펼친다. 커지는 OTT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주력제품인 셋톱박스에 이어 콘텐츠 분야로 영역을 확장한다. OTT는 인터넷으로 방송 프로그램·영화·교육 등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휴맥스는 올해 상반기부터 영국, 네덜란드, 독일, 일본, 중동 등에서 OTT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휴맥스 OTT는 진출 국가별로 제공하는 콘텐츠가 다르다. 유튜브, 튠인라디오, 아리랑TV, 마이 클래식LP, 슬라이즈셰어 등 5개 콘텐츠가 공통으로 들어가고, 국가별로 인기 콘텐츠를 탑재한다. 독일 휴맥스 OTT는 독일 최대 온라인 영화서비스 업체 ‘맥스돔(Maxdome)’ 프랑스와 독일 합작 방송사 ‘아르떼(ARTE)’ 등과 제휴했다. 인기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휴맥스는 넷플릭스와 제휴를 추진 중이다.
휴맥스는 소비자(B2C)와 기업(B2B) 고객을 모두 공략한다. 올해 영국, 호주, 이탈리아 등에서 B2C 시장을 집중적으로 확대한다. 메이저 B2B 사업자와도 손잡고 OTT를 공급한다. 지난해 말부터 독일과 중동에서 개별 소비자를 대상으로 OTT 판매를 시작한 뒤 OTT 시장 공략 가능성을 확인했다. 휴맥스는 “올해 OTT 사업화를 알리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업 출시 일정은 다르지만 대부분 상반기부터 시작한다. 올해 중동과 독일에서는 상반기 내 OTT 모델을 업그레이드해 출시한다. 일본에서는 상반기에 OTT를 출시한다. 네덜란드에서는 4분기부터 사업을 시작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휴맥스 OTT를 구입할 수 있다. 휴맥스 OTT 박스 크기는 가로, 세로 9㎝다.
휴맥스가 셋톱박스 생산에 그치지 않고 직접 콘텐츠를 수급해 OTT에 나선 배경은 시장 성장성 때문이다. 인터넷 망이 고도화되면서 OTT 산업이 급격하게 커졌다.
IHS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B2C OTT박스 출하량은 지난해 3190만대에서 2019년 3614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디지털TV리서치는 오는 2020년까지 세계 OTT 시장규모가 510억달러(약 62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휴맥스 관계자는 “모바일 사용자가 늘면서 짧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이 많아졌고, 휴대폰에서 보던 콘텐츠를 TV에서도 보려는 이가 늘어났다”며 OTT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휴맥스는 셋톱박스에 비해 언제든지 간편하게 콘텐츠를 추가할 수 있는 점도 OTT사업을 강화한 이유라고 밝혔다. 휴맥스 관계자는 “셋톱박스는 방송사양을 다 맞춘 뒤에야 판매할 수 있었지만, OTT는 판매한 뒤에도 언제든지 콘텐츠를 앱 형태로 추가할 수 있어 판매와 관리가 더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휴맥스 시장 진출은 국내 콘텐츠 사업자에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휴맥스 OTT에 탑재되면 해외 사업자 유통망을 거칠 필요 없이, 쉽게 콘텐츠를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휴맥스는 국내 콘텐츠를 알리기 위해 아리랑TV를 탑재했다. 휴맥스 관계자는 “아직 많은 국내 콘텐츠 사업자를 만나지 못했지만, 한국 방송 영상이 인기있는 만큼 제휴를 원하는 국내 사업자를 만나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OTT(Over the top)= 인터넷과 셋톱박스를 통해 방송 프로그램·영화·교육 등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top’은 셋톱박스를 뜻한다. 처음에는 셋톱박스 기반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의미했지만 최근엔 PC와 스마트폰 등을 통한 동영상 서비스를 아우르는 광의의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