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새누리당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4·13 총선에 나설 후보 공천신청을 마감함에 따라 지역 선거구별 대진표의 윤곽이 드러났다. 제2야당인 국민의당은 오는 19일 후보 공모를 마감하면 선거구별 대결구도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여당의 텃밭인 영남지역에서는 본선보다도 예선격인 새누리당 후보간 당내 경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고, 야당 지지세가 압도적인 호남지역에서는 더민주와 국민의당 후보간 대결이 주목된다.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의 경우 야권 후보의 난립에 따른 야권 지지표의 분열 여부가 선거 승패의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는 새누리당 후보들 간의 당내 경선이 초미의 관심사다. 이 지역에서 3선을 지낸 박진 전 의원이 공천을 신청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출마선언을 해 ‘빅매치’가 예상된다. 여기에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인봉 당협위원장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현역 지역구 의원이자 중진인 정세균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와의 본선 대결을 예약하고 있다. 이밖에 국민의당의 박태순 전 국민회의 대외협력위원장, 녹색당의 하승수 전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무소속 박세준 힐링바이오대표 등도 출사표를 던졌다.
서울 마포갑은 당초 예상대로 새누리당에서는 안대희 전 대법관과 이 지역 당협위원장인 강승규 전 의원이 공천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현역 의원인 노웅래 의원이 수성에 나서 3선 고지에 도전한다. 국민의당에서는 홍성문 정책네트워크 내일 실행위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서울 서대문갑에서는 연세대 81학번 동기인 새누리당 이성헌 전 의원과 더민주 우상호 의원이 5번째 대결을 하게 됐다. 이 전 의원은 16대와 18대에서, 우 의원은 17대와 19대에서 각각 당선돼 두 사람은 각각 2승 2패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 노원병은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재선 의지를 밝힌 가운데 새누리당과 더민주 정치신인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새누리당에서는 이준석 전 비대위원을 비롯해 이종은 당협위원장 등 5명이 공천을 신청, 당 후보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더민주에서는 이동학 전 혁신위원, 황창하 전 국회도서관장 등 4명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구·경북(TK)의 정치1번지 대구 수성갑에선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더민주 김부겸 전 의원의 대결구도가 사실상 확정됐다. 두 사람 모두 여야의 차기 대권주자라는 점에서 이들의 승부는 여야의 대권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지지세가 강한 대구 동구을에선 새누리당 경선이 사실상 본선으로 받아들여진다. 비박(비박근혜)계인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4선을 노리는 가운데 이 지역에서 구청장을 지낸 이재만 전 예비후보가 친박계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도전장을 내밀었다. 허진영 전 대구대 외래교수, 최성덕 전투기소음피해보상운동본부 상임대표도 당내 경선에 뛰어들었다.
경남 김해을 선거구에서는 씨름선수 출신인 새누리당 이만기 당협위원장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더민주 김경수 경남도당위원장의 양자대결구도다. 이곳은 전통적으로 새누리당 우세지역이지만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이 포함돼 있어 총선에서 김 위원장이 경남에 더민주의 교두보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광주 광산을에선 더민주 이용섭 전 의원과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간 대결구도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 지역에서 두 차례 당선된 이 전 의원은 2014년 6·4 지방선거 때 광주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공천을 신청했다가 당시 안철수 공동대표의 측근인 윤장현 현 광주시장이 전략공천을 받자 탈당했다가 최근 복당했다.
권 의원은 이 전 의원의 의원직 사퇴로 실시된 2014년 7·30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으나 작년 말 더민주를 탈당한 뒤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전남 목포에서는 더민주를 탈당한 박지원 의원의 무소속 출마가 예상되는 가운데 더민주에서는 조상기 전 KBS 이사, 국민의당에서는 유선호 전 의원과 배종호 세한대 초빙교수, 정의당에서는 서기호 의원 등이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나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 의원이 오는 18일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어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을 경우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