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에 자체 개발한 터치IC를 탑재한다. 삼성전자는 그간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해외 반도체 기업 터치IC를 탑재했다. 내재화로 업계 지형 변화가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발표할 갤럭시S7에 자체 개발 터치IC를 적용할 계획이다. 터치IC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개발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이를 구매해 갤럭시S7에 탑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시스템LSI가 3년여 동안 터치IC 개발을 준비했고 최근 갤럭시S7 탑재가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갤럭시S7 시리즈에 독점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터치IC는 터치 입력을 인식해 신호 정보를 처리하는 반도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서 손가락으로 터치 입력을 가능하게 하는 부품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갤럭시노트 등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시냅틱스나 ST마이크로 제품을 사용해왔다. 터치IC를 자체 개발하면서 외산 부품 의존 구조를 타개할 전망이다. 부품 공급처를 다변화하면서 가격 협상력에서 주도권도 쥘 수 있게 된다. 수입대체효과도 예상된다.
터치 입력 방식이 노트북PC, 모니터 등으로 확산되며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을 결정짓는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도 터치IC 자체 개발을 가속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전략 변화는 그동안 거래해온 부품 기업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을 전망이다. 갤럭시노트나 갤럭시S 시리즈 등에 터치IC를 납품해온 ST마이크로와 시냅틱스는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이들 회사는 당장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삼성이 중장기적으로 고가폰뿐만 아니라 중저가폰으로 터치IC 내재화를 확대하면 파장은 더 커진다. 한국 협력사에도 불똥이 튀기 때문이다.
중저가폰에 터치IC를 공급하는 업체 관계자는 “시장이 달라 직접적 영향은 없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악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터치IC에 대해 “구체적 개발 내용과 적용 대상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