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차세대 아이폰에 적용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기존 산화물(옥사이드)의 단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저온폴리옥사이드(LTPO:Low Temperature Polycrystalline Oxide)’ 특허 기술을 확보했다. 한국 패널 제조사도 관련 기술을 연구 중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빠르게 시장을 확대한 LTPS를 새로운 옥사이드 기술이 대체할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확보한 LTPO 기술을 바탕으로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새로운 옥사이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중소형 OLED 패널에 최적의 성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스플레이 박막트랜지스터(TFT) 소재는 고해상도 수요가 늘면서 전통 비정질실리콘(a-Si)에서 새로운 저온폴리실리콘(LTPS)이 시장 대세로 떠올랐다. 모바일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LTPS 방식이 시장을 주도한다.
해상도를 높이려면 TFT 전하 이동도가 빨라지고 커패시터가 작아져도 채널 저항 때문에 전기 신호처리가 늦어지면 안 된다. 화소 1개당 1개 트랜지스터를 갖는 게 일반적이지만 OLED는 화소 1개당 여러 개 트랜지스터를 가지므로 커패시터 크기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
LTPS와 옥사이드는 전통 비정질실리콘보다 전자 이동도가 100배가량 빠르다. 옥사이드는 LTPS보다 전자 이동도가 낮지만 기술개발로 비슷한 수준까지 도달했다. 전자 이동도와 채널 이동도가 높아지면 전기 신호처리가 빨라지면 고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다.
옥사이드는 비정질실리콘과 비슷한 마스크 공정 단계를 거치면 되므로 추가적인 설비투자가 적게 들어 제조 단가가 낮다. 반면에 LTPS는 마스크 공정 단계가 옥사이드나 비정질실리콘보다 약 두 배 높아 제조비용이 비싸다.
하지만 실제 상용화 시장에서는 LTPS가 옥사이드보다 환영받는다. TFT 균일도가 우수하고 기술 완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 같은 특성을 감안해 OLED에 새로운 옥사이드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성능을 높인 LTPO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LTPS 기술은 대형 기판에 적용하기 힘들지만 옥사이드는 대형 패널 제작이 용이하다. 6세대뿐만 아니라 8세대 이상에서 충분히 소형 OLED 패널을 제작할 수 있게 된다.
중소형 OLED 패널에서 LTPS 소재는 다소 성능이 높아 최적화되지 않았다는 점도 LTPO 개발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 모바일용 OLED에는 높은 투자비에도 불구하고 LTPS가 가장 적합한 소재로 꼽히지만 전자이동도가 지나치게 높아 전력소모가 크다.
이 때문에 LTPO는 저전력에 적합한 옥사이드에 LTPS 장점을 결합해 OLED를 모바일용에 최적화할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LTPO는 이론적으로 LTPS 구조에 옥사이드 소재를 적용한 형태다.
비정질실리콘과 옥사이드는 반도체막 아래에 게이트 전극을 형성하는 하부 게이트(bottom gate) 구조를 갖는다. 하부 게이트는 반도체 막 아래에 게이트 전극, 절연막, 채널층, 소스와 드레인을 형성해 TFT를 구성하는 형태다. 마스크 공정 수가 적어 제작이 쉽지만 각 어레이 구조적 특성 때문에 기생 커패시터(parasitic capacitor)가 생겨 전류 속도가 떨어진다.
반면에 LTPS는 게이트 전극이 가장 상단에 위치한 상부 게이트(top gate) 구조여서 전하 이동도가 높다. 기생 커패시터가 발생할 여지도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LTPO는 산화물 소재를 이용해 LTPS TFT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전하 이동도를 끌어올리고 공정 수를 줄일 수 있다. 대형 패널에도 적용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TPO는 아직 디스플레이 학계에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기술”이라며 “현재 모바일 OLED 시장은 LTPS 기술이 대세지만 기술력이 높아진 산화물 기술이 등장하면 업계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디스플레이 TFT 소재 기술 비교>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