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중심엔 항상 삶의 편안함이 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연결할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해온 이동통신 기술은 2020년 지금과 다른 5세대(5G) 이동통신 도입을 앞두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세계 74억 인구의 0.7%에 불과한 우리는 매달 세계 데이터 트래픽 5% 정도인 150만페타바이트(PB)를 생산한다. 사용자 65% 이상이 4G 이동통신 가입자다.
우리나라는 2세대 CDMA 방식 이동통신 시스템부터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밀리미터파(30~300㎓)주파수 대역 활용 기술 등을 선도하고 있다. 초고속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4G 이동통신(LTE-A) 무선 다중접속 기술 성능을 개선해 6㎓ 이하 대역 주파수를 고려하고 있다. 센치미터 단위인 센치미터파(3~30㎓) 대역을 포함하는 6㎓ 이상 주파수 밀리미터파 대역 활용도 검토 중이다. 주파수 대역 재배치와 비허가 주파수 대역 공유 등 주파수 자원의 효율적 활용 연구를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국제통신연맹 산하 ITU-R WP5D는 5G 통신시스템 만족 성능 변수로 최고속도, 사용자 경험 데이터, 주파수 효율, 이동성, 통신지연성, 접속밀도, 망 에너지효율, 면적당 트래픽 용량 등 8개 항목을 도출했다. 주파수 대역 유연성, 고가용성, 고도 망가동력, 보안성, 장기 운용능력 등이 추가로 언급됐다. 우리 기술진은 핸드오버 지연시간, 위치 추정 정확성 등을 추가로 제시했다. 이를 시스템 개발 기준으로 설정하고 있다.
고속 데이터 서비스를 위한 증진 이동광대역 통신(eMBB),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와 같은 초연결성을 제공하는 대량 기계형 통신(massive machine type communication), 초 긴급성, 정확성과 안정성이 제공할 재난망과 자동운전 차량 간 통신을 위한 초신뢰성 저지연 통신(Ultra-reliable and low latency communication) 등 세 가지 사용 예로 구분해 제시했다.
각국은 5세대 이동통신 기술 선점을 위해 무선 접속과 망 접속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5G 시스템화를 위해 성능 개선과 적용을 고려하는 무선 접속은 여러 기술이 사용된다. 다중화 방식은 주로 6㎓ 이하 대역에서는 주파수분할, 시분할방식이 그리고 6㎓ 이상 대역에서는 시분할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양방향 활용 가능한 다중화 방식도 제안·검토 중이다. 주파수 활용 형태는 6㎓ 이상 대역에서는 단일 캐리어(전파)가, 그리고 6㎓ 이하 주파수 대역에서 다수 캐리어가 사용될 것으로 판단된다.
4G 기술의 고속 적용을 위한 변형된 직교주파수분할(OFDM) 기술을 연구 중이다. 그리고 망 접속 기술은 망 기능 가상화를 위해 하드웨어 독립적인 SDN/NFV 구조와, 신호의 과다에 따른 망 자원 효율성과 연결성을 고려해 데이터와 제어신호가 분리된 망 구조가 제안된 상태다. 소형셀, 다중 접속(multi-RAT) 혼재(heterogeneous) 망과 인지라디오 시스템 환경 하의 효율적 망 운영 등이 제시되고 있다.
여러 기술이 제안되지만 주파수, 시간, 전력 등 3차원 주파수 자원의 분할을 통한 다중 접속은 이미 다 제시된 상황이다. 이동통신 기술이 주파수 대역 확대, 신호잡음비(SNR) 개선을 위한 전력제어·간섭제어 등을 활용하는 기술임을 감안할 때 새로운 기술 파괴적 대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5G 이동통신은 획기적 요소에 의한 진화가 아니라 차세대 서비스 도입을 통한 발전이 좀 더 현실적으로 판단된다. IoT 서비스를 포함해 자동차, 의료, 환경 등 수직적 관계의 산업과 협력을 통한 통신 시장 확대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2020년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목표로 하는 기술 표준화에 앞서 세계인의 축제가 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우리만의 기술 축제가 아닌 세계가 즐길 수 있는 기술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 미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시스템 구축을 통한 기술 표준화를 선도해 앞선 기술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도록 산업계, 학계, 연구계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한영남 KAIST 교수(5G포럼 운영위원장) ynhan@kaist.ac.kr
안호천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