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로봇 산업은 지속 성장세다. 2014년 기준 로봇 기업이 500개에 육박했고 수출도 2년 연속 7000억원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로봇 수요에 비하면 갈 길은 멀다. 우리나라는 ‘로봇 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다. 산업에서 로봇 활용도가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세계 시장 화두로 떠오른 저가 경쟁에 대응하지 않으면 시장을 뺏길 수 있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 로봇 기업은 499개로 집계됐다. 2003년 53개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수출과 고용 모두 지속 상승했다. 수출은 2013년 7376억원, 2014년 7464억원을 기록해 2년 연속 7000억원대를 달성했다. 지난해 로봇 산업은 총 1만3823명을 고용해 산업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수출 지표는 긍·부정을 동시에 나타낸다. 2013년과 2014년 수출액을 비교하면 수출 정체가 감지된다. 상승 폭이 두드러지게 줄었다. 기술 개발과 동시에 가격경쟁력 확보가 필수다.
세계 로봇 시장에서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는 산업용 로봇 화두는 가격 하락이다. 국제로봇협회(IFR)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로봇 매출 157억달러 가운데 산업용 로봇 매출이 107억달러로 68%를 차지했다.
박현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로봇 PD는 “산업용 제조 로봇 가격은 세계적으로 10% 이상 하락했고 2025년까지는 25%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로봇 기술이 보편화되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라고 분석했다.
로봇 최대 수요처로 부상한 중국 시장을 공략하려면 가격경쟁력 확보가 더욱 절실하다. 2014년 중국은 로봇 5만7096대를 사들였다. 세계 거래량 22만9261대 가운데 4분의 1가량이다. 2년 연속 로봇 수입 1위를 기록했다. 중국도 고령인구 증가, 노동력 감소 문제를 대비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로봇 밀도’가 높아 산업용 로봇 국산화·저가화를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 로봇 밀도는 노동자 1만명 당 투입되는 로봇 대수다. IFR이 발표한 2014년 한국 로봇 밀도는 500대에 근접했다. 세계 평균(66대)은 물론이고 300대 초반을 기록한 일본보다도 월등히 높다.
로봇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지만, 동시에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외산 로봇에 시장을 내줄 우려도 크다. 정부가 국책 과제로 로봇 핵심 부품 저가화를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감속기는 30만원 이하, 모터는 15만원 이하, 제어기는 30만원 이하로 가격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한국 로봇산업 주요 지표(자료 :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로봇 시장 규모(단위 : 십억원, 자료 :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