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기업 참여제한 원점에서 고민하자

정부가 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 등 신기술 분야 공공 소프트웨어(SW) 시장에 대기업이 참여하는 길을 열었다. 신산업 시장 창출을 촉진한다는 취지다.

공공기관이 신기술을 적용한 공공 SW사업을 추진할 때 사전 심의를 거치면 대기업 입찰 참여가 가능하다. 허용 여부는 미래부가 결정한다. 신기술이라도 기존 시스템 개발·운영·유지보수와 단순 고도화 사업은 허용하지 않는다. 전체 사업에서 신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도 참여를 불허한다. 기존 사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대기업참여제한제도가 시행된 지 불과 2년이 지났다. 당초 제도마련은 중소업계 강력한 요구에 따른 것이다. 제도 시행 후 지금까지 제도개선 요구는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미래부가 인정한 참여제한 예외사업 수도 해마다 늘었다.

정부가 이번에 대기업 참여를 확대한 것은 업계 요구에 따른 것이다. 민관합동 SW태스크포스에 참여한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이 한목소리로 대기업 참여를 요구했다.

중견 중소기업만으론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등 대규모 사업을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다는 이유다. 대기업이 참여해 사업규모를 키우고 더 커진 파이를 함께 나누자는 전략이다. 정부는 업계와 함께 산업 발전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결정했다.

클라우드, 빅데이터는 급부상하는 신기술로 관심이 높다. 자연스레 최근 시행되는 공공 SW 사업 상당수에 적용된다. 이들 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면 사실상 제한 조치가 풀릴 공산이 크다.

결국 대기업 참여를 제한한 SW산업진흥법 취지가 퇴색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필요에 따라 제도를 흔들어서는 곤란하다. 법 취지가 처음부터 잘못됐는지, 수정할 부분이 있는지를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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