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천연가스(LNG)발전업계가 무더기 적자 위기에 직면했다. LNG발전은 원자력·석탄을 쓰는 공기업 발전과 달리 민간 기업이 투자한 민간발전 영역이다. 전력 공급 과잉에 따른 LNG발전소 이용률·전력기준가격(SMP)이 동반 하락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결과다. 당장 이용률 상승을 기대할 수 없게 된 업계는 사실상 생존경쟁에 돌입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LNG발전설비 비중이 높은 민간발전사 상당수가 적자 전환을 우려하고 있다.
GS그룹 발전 자회사 GS EPS 지난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574억원, 27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은 17억원 적자전환했다. GS EPS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8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5억원 대비 57%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급락 추세다. 지난 2013년 영업이익은 1093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478억원으로 반토막 났고, 올해는 2013년 10분의 1인 100억원을 넘기기도 힘든 상황이다. GS EPS는 충남 당진에 총 1505㎿ 규모 LNG복합화력발전 설비 3기를 운영하고 있다. 2호기 이용률 급락으로 전력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상태에 3호기까지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LNG발전소를 운영하는 다른 발전소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LNG발전소 월간 전력 판매량을 감안한 수익 추정 결과, 민간발전업계 1위 기업 포스코에너지도 인천복합발전소 5·6호기 적자가 확실시되고 있으며, 지난해 신규 가동한 7호기도 겨우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대림그룹 계열사 포천파워, 삼천리 자회사 에스파워 등이 3분기 손익분기 수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에스파워, 포스코 인천 7호기 등 지난해 신규 가동 설비마저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효율이 떨어지는 기존 설비는 사실상 손실을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력 상황이 좋아진 것이 오히려 LNG발전업계엔 독이 됐다. 올해 월간 전력 공급 예비율은 최고 19.6%로 지난해 대비 2%P 이상 높아졌다. 반면에 LNG발전소 이용률은 2013년 67.1%에서 지난해 53.2%로 떨어졌고 올해는 50%를 밑돌 것이 확실시된다.
전력기준가격(SMP)도 급락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밝힌 7~9월 평균 SMP는 ㎾h당 87.1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2% 하락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8.2% 줄어든 수치다.
결정비율이 가장 높은 연료인 LNG 가격이 전년 대비 30% 이상 하락했고, 발전원가가 낮은 석탄 발전소 SMP 결정 빈도가 늘은 것이 이유다.
LNG발전업계 경영난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달 포스코에너지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0(안정적)’으로, 평택에너지서비스는 ‘A+(부정적)’에서 ‘A0(부정적)’으로 강등했다. GS EPS와 동두천드림파워·포천파워 등은 신용등급을 유지했으나 등급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떨어졌다. 상황은 앞으로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정부 중장기 전력 수급계획을 감안할 때 민간발전사 영업수익성 악화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달만 해도 기저발전 역할을 하는 신월성 원자력발전소 1·2호기가 준공되는 등 계속된 공급 증가로 LNG발전설비 이용률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전력 수급 계획 방향을 급격하게 튼 정부 결정과 이용률을 포함한 운영계획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한 업계가 같이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