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거대 시장.’
MENA(중동·북아프리카) 사업을 총괄하는 이석진 SK주식회사 두바이지사장은 중동(북아프리카 포함)지역 시장 특징을 이 한마디로 표현했다.
이 지사장은 “탈 석유화 이슈를 타고 거대한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세계 각국의 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20~30년 간 꾸준히 활동하며 영역을 구축한 유럽·미국 기업과의 경쟁이 만만치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 기업은 아직 중동시장에서는 초보단계로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몇 년 전까지 ‘시장 관찰자’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목표를 정해 분석하고 공략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이 지사장은 “부임 2년여 만에 이 곳(중동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여력(네트워크)이 생겼다”며 “이전까지는 심한 경우 한달 전 정보를 접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를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구분은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는 80억원 규모의 e러닝 프로젝트도 수주해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 현재 수주가 예상되는 프로젝트도 몇 건 진행 중이다.
그는 한국 기업의 가장 큰 장점으로 ‘유연성’을 꼽았다.
이 지사장은 “그동안 이곳 고객들은 (프로젝트 변경이나 고객맞춤을 요구하면 모든 것이 비용으로 연결시키는 등) 유럽과 미국 업체를 대상으로 발주처이면서 ‘을’의 경험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경쟁이 치열하지만 그만큼 뚫고 들어갈 수 있는 여지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통령 순방 등을 계기로 확인했듯이 ‘정부 대 정부’의 관계가 좋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상위 레밸(정부 관계)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한 것 같다”고 표현했다.
이어 “기술문제에 있어서는 한국 기업은 무조건 인정해주고 들어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원전 짓는 나라’로 모든 것이 대변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하이테크 세일즈’ 경험이 없다는 점은 극복해야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중동은 어느 발주처를 가든지 컨설턴트(특히 유럽계)가 모든 프로젝트의 PM 역할을 하고 있고, 실체(레퍼런스 등 검증된 사례가 있는)를 가져다 쓰는데 익숙한 시장”이라며 선진국 기업과의 경쟁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중동은 자본이 있고 (포스트-오일)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려는 의지가 있는 시장이지만 철저한 준비가 전제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