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소기업 물류 IoT 기술, 세계 최대 물류 풀링 기업 홀렸다

국내 중소 팹리스(반도체설계) 기업이 개발한 실시간 물류추적 플랫폼이 세계 최대 파렛트·컨테이너 풀링 서비스 기업 체프(CEHP)에 적용을 앞뒀다. 실시간 위치 추적과 초저전력을 구현해 물류기업에 필요한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을 독자 기술로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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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타리가 개발한 실시간 물류 추적 시스템.

페타리(대표 박영진)는 세계 최대 파렛트·컨테이너 풀링 서비스 기업 체프와 손잡고 실시간 물류추적 플랫폼을 개발해 시험 적용 중이라고 밝혔다. 현지 80여개 기업이 체프에 유사 시스템 공급을 추진했으나 최종적으로 페타리 기술이 채택됐으며 점진적으로 도입을 확대키로 했다. 우리 중소 팹리스가 미국서 80대 1 경쟁률을 뚫은 것이다.

페타리는 3여년에 걸쳐 초저전력 칩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플랫폼으로 만들고 이를 적용한 물류추적 시스템 제품 개발을 마쳤다. 체프 콜드체인에 1차 시험 적용을 마치고 2차 테스트를 하고 있다. 내년부터 1만3000개 분량 칩을 공급하는 등 콜드체인 시스템에 단계적으로 적용을 늘릴 예정이다.

페타리는 칩과 소프트웨어를 플랫폼으로 만들어 독보적 경쟁력을 갖췄다. 경쟁사들이 연간 2500㎃h 전력을 소모하는 시스템을 제안했으나 페타리는 100㎃h 수준으로 전력 소비를 최소화했다. 칩을 부착한 차가 움직였다 정지하는 상태를 실시간 감지하고 특정 지역에 도달하면 신호를 전송하는 등 이동 데이터를 파악해 전력 소모를 줄이는 기술을 구현했다.

박영진 페타리 대표는 “초저전력 시스템을 구현한 핵심은 소프트웨어 기술력”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 칩 등 실시간 물류추적 시스템을 위한 플랫폼을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 성공에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체프는 파렛트풀 등 물류 장비를 미국 전역에 대여하고 수거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과거 전자태그(RFID)를 부착해 활용했으나 관리비용이 높아지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겪었다. 페타리 물류추적 칩은 리더가 필요한 RFID와 달리 칩 스스로 데이터를 전송하기 때문에 별도 리더기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물류 입·출고 시간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놓치는 데이터 없이 전체 물류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체프는 식품 등 이동 중 신선도와 유통기한 관리가 중요한 콜드체인에 페타리 시스템을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극저온과 극고온에서 안정성, 근접 거리에서 전파가 충돌하는 오류, 물리적 충격 등 실제 환경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해결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페타리는 과거 RF칩을 설계했으나 2011년부터 글로벌 물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사물인터넷 개념을 적용한 실시간 물류추적 시스템을 개발했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페타리와 제품 개발을 끝내고 정식 공급을 앞뒀다.

박 대표는 “배송하는 트럭이 통째로 없어지거나 신선식품 배송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미국에서 실시간 물류추적 시스템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며 “아직 사물인터넷 개념 물류 플랫폼 강자가 없는 만큼 이 분야에서 페타리가 선두에 나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체프뿐만 아니라 여러 미국 제조 기업이 페타리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각 기업별 사용 환경에 따라 최대 10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쉽게 적용해 사용하도록 지원해 물류IT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덧붙였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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