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교육이 잘되지 않았던 것은 우리 안에 갇혀 세계 흐름을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교육 현장에서도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욕심이 혁신 발목 잡았습니다. 기성세대가 진짜 학생과 다음 세대를 원한다면 교육 환경은 바꿀 수 있습니다.”
SW 관련 학과에서 성공의 척도는 무엇일까. 대기업 개발자로 취업을 하거나 공무원을 선택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그런 학생을 보며 임성수 국민대 전자정보통신대학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임 교수는 “취업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많다”며 “대학 생활을 보내는데 ‘꿈’을 가진 학생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기성세대 책임이 크다. 대학 입시에, 취업에 짓눌려 사는 학생에게 ‘꿈’은 너무 이상적인 말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는 학생이 취업을 하더라도 행복할리 만무하다. 다시 기성세대가 돼 이런 시스템을 굳히는데 한 몫 할 터다. 임 교수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고 혁신을 기반에 둔 선순환 교육 구조를 강조하는 배경이다.
“실제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사람은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 개발자죠. 회사에 소속돼 기업가 정신이 없습니다. 그만큼 도전과 혁신을 무서워 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세계적 IT 회사 최고경영자(CEO)가 인도 사람으로 대체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입니다.”
상황을 타개하는데 SW가 제격이다. 다른 분야와 달리 시스템을 바꿨을 때 효과가 부각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혁신을 적용하기도 쉽다. 외국어가 글로벌 인재를 키우는데 필수 요소라지만 SW 능력은 언어를 초월한다는 게 임 교수 생각이다. 그는 “SW 잘하는 학생을 키워 성장시키면 이들이 또 후배를 이끌어 줄 수 있다”며 “평준화된 교육으로는 혁신적 인재를 키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바다 건너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 것도 방법이다. 지금까지 ‘두뇌 유출’이란 명분 아래 젊은 인재가 해외로 나가는 것을 우려했다. 그러나 이제는 글로벌 시대다. 좁은 우물 안에서는 성장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세계 인재가 다시 세계 인재를 만드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국민대가 최근 SW 교육 환경을 개선하면서 학생들이 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 번에 바뀔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있을 수도 없다. 임 교수는 “최근 자신의 목표를 상담하려고 찾는 학생들이 늘었다”며 “이 학생들의 꿈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대학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