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삼성전자 투자한 '그레일' 英 대규모 임상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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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지난해 1억1000만달러(약 1590억원) 규모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미국 바이오기업 그레일(Grail)이 영국에서 실시한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그레일은 지난 19일(현지시간) “1차 평가지표 달성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갤러리는 혈액 내 극미량의 암세포 DNA를 분석해 50여종 암을 조기에 찾아내는 검사다.

1차 평가지표는 임상시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지표로 통계적 유의성 확보 여부가 승인과 상용화의 분수령이 된다. 해당 지표는 시험 개시 전 규제당국에 제출하는 계획서에 사전 명시된다.

이번 시험에서 그레일은 3·4기 암 진단 비율을 1차 평가지표로 설정했다. 갤러리를 활용하면 암이 1·2기에서 더 많이 발견돼 3·4기 진단 비율이 낮아진다는 가설에 따른 것이다.

다만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그레일은 암 진단 시점을 일부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1차 지표는 아니지만 4기 진단 비율 감소와 3기 진단 비율 증가 등 일부 보조 지표에서 긍정적 흐름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번 임상에는 3년간 50~77세 연령대 14만2000명이 참여했다.

그레일은 지난 2021년부터 미국에서 갤러리를 판매하고 있다. 누적 판매량은 50만건에 달하며 지난해 판매량은 18만5000여건이다. 검사 가격은 949달러(약 137만원)다.

현재 대부분 보험사는 갤러리를 비급여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지 않았지만 현행 제도상 허용되는 범위에서 판매를 먼저 시작했다.

올해 2월 의회를 통과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서명으로 확정된 연방정부 지출승인 패키지에는 공공 건강보험 '메디케어'가 암 진단 검사를 급여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갤러리가 수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컸으나 이번 임상 결과로 보험 적용 여부가 불확실해졌다.

그레일 주가는 20일 50.55% 급락한 50.21달러에 마감했다. 시간외 거래에서는 50달러선을 내줬다.

한편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그레일에 1억1000만달러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삼성물산은 국내 독점 유통권을 확보했으며 싱가포르·일본 등으로 협력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유전자 기반 암 조기진단 데이터와 삼성 헬스 플랫폼 간 연계를 추진하는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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