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셜텍이 올 하반기 늘어나는 세계 지문인식 시장 수요를 바탕으로 제2 전성기를 맞는다. 초기 제품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온 다양한 고객사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어 지난 1분기 3년 만에 흑자전환한 데 이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안건준 크루셜텍 대표는 “3분기에만 지난 1, 2분기를 합친 것보다 많은 모바일용 지문인식 모듈 수요가 예정돼 있다”며 “4분기는 그 보다도 물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지문인식 시장 폭발적 확대를 내다봤다.
지난해 초부터 지문인식 적용을 검토하던 여러 스마트폰 제조사가 신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시장에 내놓는 시기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지문인식 채택 여부에 따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부터 디자인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큼 크루셜텍 역시 다수 고객사 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다.
하반기 물량 급증에 대비해 제조공정 자동화 증설 등 공급 충족을 위한 채비도 마쳤다. 과거 3억대에 달하는 판매수량을 기록한 옵티컬트랙패드(OTP) 시절 빠른 속도 증량을 이미 경험한 바 있고 양산 노하우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안 대표는 “우선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물량을 문제없이 대응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수량 대응을 최우선으로 하다보면 추후에 매출은 저절로 따라올 것”으로 자신했다.
크루셜텍은 8년 전 OTP 시장을 독점하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당시 지금은 애플에 인수된 어센텍과 지문인식 기술 공동개발을 진행했다. 차세대 제품으로 OTP와 지문인식모듈(BTP) 결합을 구상하고 어센텍이 IC를, 크루셜텍은 패키징과 모듈 개발을 맡았다. 시냅틱스가 인수한 밸리디티와도 모바일용 지문인식을 위한 기술협력을 함께했다.
앞으로도 IC업체와는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독자적인 IC 관련 기술과 특허 등은 보유하되 보다 잘 할 수 있는 모듈과 패키징에 집중해 IC 업계 내 우군을 늘리고 선택 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높은 특허경쟁력 역시 지문인식 사업 순항에 한몫했다. 단순히 자사 기술 보호를 넘어 크루셜텍 BTP를 적용한 제품에 지문인식 관련 강력한 특허분쟁 방어 장벽을 제공할 수 있어 고객사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다. 전체 보유 특허 1200건 중 3분의 1에 달하는 400건이 BTP 관련 IC설계, 펌웨어, 패키징 모듈, 알고리즘,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특허다.
고객사 부품 공급망 관리와 지문인식 시장 건전한 생태계 구축을 위해 라이선스 협력 등 특허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안 대표는 “지문인식 모듈에 있어서는 국가대표라는 마음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글라스 홈키, 디스플레이 일체형 등 차세대 지문인식 기술은 물론이고 홍채, 안면, 음성 등 생체인식 관련 알고리즘도 다방면으로 지속 확보해 시장 요구에 언제든지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태세를 마쳤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