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나 자동차산업은 최첨단 설비나 수율 등으로 경쟁하지만 게임 산업은 사람밖에 없다. 결국 구성원 간 소통이 중요하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이 게임 비즈니스 성공 원칙으로 ‘사람경영’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사람경영은 확실한 보상과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 의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넷마블게임즈의 비전을 소개했다. 넷마블은 지난해부터 모바일게임 히트작을 잇따라 내놓고 한국 게임업계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넷마블이 가진 경험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며 “앞으로 언론뿐만 아니라 업계 사람을 대상으로도 소통의 자리를 넓혀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넷마블 성공DNA로 검증받은 ‘소통경영’을 업계 전반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김택진 대표와 종종 회동…“아침에 아이들에게 ‘게임숙제’ 내준다”
넷마블게임즈는 지난 2월 엔씨소프트와 상호지분 투자를 골자로 한 협업계약을 맺었다. 첫 프로젝트로 두 달 전부터 ‘리니지2’를 소재로 한 모바일게임 ‘프로젝트S’를 만드는 중이다.
방 의장은 “(상호지분 투자 이후) 김택진 대표와 종종 만나 의견을 교환한다”며 “프로젝트S 외에도 여러 가지 협업을 검토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양사 협업이 장기적인 차원에서 이뤄진다는 이야기다.
방 의장은 개발 과정을 꼼꼼히 챙기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에너지의 원천은 직접 게임을 해보는 것이다. 그는 “게임을 직접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넷마블 경영진 자격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때로는 이용자 눈높이에서 피드백을 받는다. 방 의장은 초등학교 6학년, 4학년 자녀에게 ‘게임숙제’를 내준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 아침까지 ‘이거이거 해봐’라고 주문하고 의견을 듣는다”며 “아이들의 의견을 토대로 실무진과 진지하게 논의하는 적도 많다”고 웃었다.
방 의장은 “집에서 아이들이 게임을 마음껏 하도록 내버려 둔다”며 “아이들 입장에서 게임을 언제든지 할 수 있으니 처음에 하루 4시간씩 게임하던 습관이 1시간 정도로 조절 되더라”며 가정에서 게임교육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방 의장은 △사람경영 △숫자경영을 강조했다. 그는 “어느 회사에 투자할 때 55% 이상 지분을 인수하지 않는다”며 “게임이 성공했을 때 거기에 공헌한 사람이 어떤 식으로든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한(넷마블만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레이븐’을 개발한 유석호 넷마블에스티 대표는 “넷마블의 강점은 무엇보다 성공 경험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것”이라며 “신생 개발사 입장에서는 이 같은 노하우를 쉽게 받아 자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 든든하다”고 소개했다.
◇글로벌 경쟁 “작은 규모로는 이길 수 없다”
방 의장은 “텐센트로부터 대규모 투자(5300억원)를 받은 후 중국 자본의 위험성을 소개하는 사례로 넷마블이 종종 등장한다”며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 한국 투자자본에서 우리 같은 회사가 유치할 수 있는 최대치가 1000억원이었는데 그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텐센트에 대해서는 “어차피 투자를 받을 것이라면 시장에서 가장 큰 경쟁자로부터 자금을 받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방 의장은 최근 관심사는 글로벌 진출이다. 이를 위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비롯해 계열사 간 협업개발 등을 직접 추진하고 독려 중이다.
최근 국내에서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크게 흥행한 ‘레이븐’은 국내 서비스와 해외향 콘텐츠를 각각 다른 계열사에서 진행한다. 가장 잘할수 있는 분야에 업무를 집중시켜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방 의장은 “모바일게임은 유력 콘솔게임사까지 뛰어드는 규모 경제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대규모 자본과 시장 트렌드에 맞춘 빠른 출시가 아니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