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최연소 임원 1년 만에 본사 발령…김현정 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 상무

외국계 반도체 기업 한국법인 최연소 여성 임원이 승진 1년 만에 본사 디렉터로 임명돼 눈길을 끈다. 비엔지니어 출신인데다 일반적으로 현지법인장이 본사 디렉터 역할을 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색적이다.

주인공은 김현정 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 상무다. 1980년생 올해 36세로 지난해 지역 세일즈 담당 상무로 승진해 임원이 됐다. 전문 기술을 보유한 엔지니어가 본사로 발령받는 사례는 종종 있지만 영업, 마케팅, 대리점 관리 등 비엔지니어군이 자리를 옮기는 사례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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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외국계 반도체 기업 현지법인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기는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업도 특정 고객 기업을 전문적으로 담당한다. 마케팅, 대리점 관리, 영업 관리 등 역할을 세분화해 각 분야 전문인력을 둔다. 새로운 분야로 이동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곳이 많지 않다.

김현정 상무는 이례적으로 비엔지니어 직군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여러 분야를 두루 거쳤다. 주요 고객 기업 영업을 시작으로 지역 마케팅, 대리점 매니저, 가격 전략 수립과 마케팅, 판매 관리 등을 두루 담당했다. 업무별 장벽을 없애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체계를 지원하는 페어차일드 특유 문화이기에 가능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고 좋은 성과를 낸 흔치 않은 사례에 본사에서도 화답했다. 한국법인에서 적극적으로 인재를 기르고 지원하려는 의지도 주효하게 작용했다. 성과뿐만 아니라 업무를 처리하는 능력, 인재의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합격점을 받아야 본사에서 글로벌 업무를 담당할 수 있다.

김 상무는 “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에서 만 10년간 근무하며 가장 좋은 것은 여러 업무를 두루 경험하며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 역할이 줄어들거나 성과가 좋지 않으면 직원을 해고하는 게 일반적인데 페어차일드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 직원 개개인이 전문적 식견을 넓힐 수 있게 해주는 게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7월부터 본사 근무를 시작한다. 전 세계에서 제품 판매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세일즈시스템과 툴을 만드는 세일즈 오퍼레이션 분야를 맡았다.

그는 “시스템 엔지니어는 전문 IT 지식은 있지만 현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또 무엇이 더 효율적인지 세심한 부분을 놓치는 때가 있다”며 “현장의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실무와 시스템 간 차이를 최소화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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