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안전 기능과 지능형 자율주행 기능을 선보이는 자동차 반도체 시장에서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기업이 지난해 눈에 띄는 실적을 기록했다. 지능형 안전 서비스를 위한 센싱 시장이 커진 게 주효하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자동차용 응용 프로그램 시장에서 보쉬, 센사타, 덴소, 프리스케일, 아나로그디바이스 등 멤스 공급 기업이 높은 성과를 거뒀다.
자동차용 센서는 안전, 압력, 유량, 가속도계, 자이로스코프, 온·습도 등 분야가 다양하다. 자이로스코프, 가속도계, 압력 센서 부문 제품을 보유한 기업이 빠르게 성장했다. 정면과 측면용 에어백을 위한 압력 센서도 늘었다.
다양한 공기 흡입과 고도감지 센서 등 기존에 안정적으로 멤스 센서 시장을 형성한 분야뿐만 아니라 증폭 진공 제동기, 가솔린 직접 분사, 연료 시스템 증기압력 감지 등 응용 분야도 빠르게 성장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엄격한 배출 기준과 의무 안전 규제를 적용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자동차 시장뿐만 아니라 신흥 성장국인 중국, 브라질, 인도 등으로 규제가 확산될 조짐이어서 관련 자동차 반도체와 부품 시장에 성장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파워트레인 센서는 친환경과 안전 기능 의무 규제로 중요성이 더 커질 분야로 꼽힌다.
가장 대표적 규제는 유럽연합(EU) 디젤차 배기가스 배출 규제인 ‘유로6’다. 오는 9월부터 유로6 기준을 충족한 자동차만 판매할 수 있다.
지난해 보쉬는 2013년에 이어 세계 자동차용 멤스 공급 업체 중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디바이스 판매 규모가 7억9000만달러(약 8700억원)에 달해 2위 센사타(Sensata)에 비해 3배에 달하는 디바이스를 시장에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쉬는 압력, 유량, 가속도계, 자이로스코프 등 다양한 멤스 제품군을 갖췄다. 10개 이상 핵심 분야에서 선두 위치를 차지했다. 주행안정성제어장치(ESC), 전복감지 분야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고 매니폴드절대압력센서(MAP), 진공 브레이크 부스터 압력 감지 등 엔진을 측정하는 핵심 분야에서 강점이 있다.
센사타는 지난해 일본 덴소와 미국 프리스케일을 제치고 2위로 뛰어올랐다. 안전과 파워트레인 압력 센서 분야에서 성장했다. 타이어압력모니터링(TPMS) 센서를 공급하는 슈레이더 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한 게 효과를 봤다.
3위 프리스케일은 에어백 센서와 TPMS용 압력 센서로 시장 영향력을 높였다.
덴소는 지난해 좋은 실적을 냈지만 엔화 약세 영향으로 2013년보다 두 단계 하락한 4위를 기록했다. MAP, 기압 측정, ESC 압력 측정, 가속도계를 비롯해 연속 가변 트랜스미션 시스템을 위한 압력 센서, 에어컨 센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배기압력 센서는 유럽의 주요 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공급한다.
아나로그디바이스는 안전 센싱을 위한 중력 가속도계와 자이로스코프, 에어백 센서 등에서 좋은 입지를 차지했다.
이 외에 10위권에 포진한 인피니언, 무라타, 파나소닉도 자동차 안전 분야 핵심 센서를 보유했다. 인피니언은 TPMS 시스템 압력 센서, 무라타와 파나소닉은 자이로스코프와 ESC 분야 가속도계를 공급한다.
IHS는 자동차용 멤스 시장 상위 10개 기업이 전체 공급량 78%를 담당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이 시장은 26억달러(약 2조8800억원)며 연평균 3.4% 성장해 2021년까지 34억달러(약 3조8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표. 세계 자동차용 MEMS 기업 순위 (자료: IHS)>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